월간 실패 2015년 7월호
‘만들기’ 그리고 ‘만드는 삶'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보자는 코난북스의 제안을 받은 것은 릴리쿰을 연지 6개월 즈음 되었을 무렵이었다. 그로부터 1년 반이 넘는 시간이 흐르도록, 우리는 계속해서 “곧 탈고하겠습니다”라는 약속을 하고, 이를 번복하고, 또 다시 약속을 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계속되는 ‘공수표 발행’이었다.
그런 상황이 지속된 것은 우리가 글쓰기에 게을러서만은 아니었다. 메시지를 던지고 즐겁게 실험하는 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일이었지만, 그 경험을 언어화하고 의미를 되짚고 설득력을 갖춘 이야기로 다듬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무겁게 느껴졌다. 쓰고 지우고 다시 쓰기를 반복하면서 탈고의 그 날은 점점 멀어져만 갔다.
원고에 대한 기획도 여러번에 걸쳐 수정되었다. 인터뷰를 기획해서 녹취까지 하고 폐기하기도 했다. 처음에 쓸 수 있을거라고 기대했던 이야기들이 점점 더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고, 시간이 가면서 책에서 꼭 다루어야겠다고 생각되는 내용들이 점차 늘어나거나 변하기도 했다.
우리에게는 참 다행스럽게도, 그런 모든 과정을 묵묵히 견뎌주고 따듯한 조언으로 붙잡아 준 건 출간을 제안한 코난북스의 이정규 편집장님이다. 긴 시간 동안 오고 간 메일 마다 왠지 우리는 ‘죄송' ‘다음에는' ‘꼭' 같은 단어를 읊조리고 있었던 것 같은데도, 우리를 버리지 않은 인내의 편집장님. 그런 그가 있었기에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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