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월간 실패

디자인도 없는 디자인

월간실패 2016년 6월호

by reliqu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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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without Design 디자인 없는 디자인’은 토탈 미술관에서 개관 40주년을 기념하여 ‘오픈 디자인’ 관련 주제로 기획한 전시다. 전시를 공동 기획 한 허대찬 큐레이터로부터 작가로 참여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아 약 2개월 간의 릴리쿰 평창동 나들이가 시작되었다. 전시는 아티스트 워크숍과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형으로 선보일 수 있는는 형식이었다.

재작년에 SK나비아트센터의 초대로 Makeable City 전시에 참여하면서 만들었던 [월간실패] 아트북 10권이 작년 말 연남동 오프닝을 하면서 30여 권으로 늘어난 것에 더해 이번에는 4년 치 전집을 만들어 전시를 했다. 클로징 파티 때 우린 이 작품에 재미 삼아 경매를 붙였는데 ⅓ 정도의 분량이 팔려 깜짝 놀라기도 했다.

전시뿐 아니라 각자 진행할 프로젝트와 전자요리 연구회 멤버들과 공동으로 진행할 워크숍까지 무려 4가지 서브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도요가 진행한 ‘개인의 생산’을 주제로 한 캐스팅 워크숍은 참가자 수가 적긴 했지만 알찬 커리큘럼을 제공한 워크숍이었다. ‘전자요리 오픈 키친’이라는 제목으로 열었던 연구회 워크숍은 요거트와 젤리, 밀가루 반죽과 감자 무스 같은 요리의 재료를 회로의 요소로 활용하며 진행했다. 연구원 각자의 능력을 살린 준비와 진행으로 참가자와 갤러리 관계자분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기도 했다.

실패를 꼽으라면 호랑이 야심 차게 기획했지만 아예 시작 단계에서 접어버린 오픈 옷본 코딩 프로젝트를 이야기해야겠지만, 이번호 표지 제목의 이유가 된 ‘호작질’ 공간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 더 크다. 경상도 방언으로 ‘쓸데없는 손장난’을 뜻하는 호작질은 의미 없이 쌓고, 부수고, 뜯고, 붙이는 행위로부터 만들기가 시작된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전시 관람객들이 마음껏 망쳐볼 수 있는 만들기 재료와 도구를 제공하는 공간을 만들어 두자는 물고기의 기획이 우리 모두 너무 맘에 들었다. 하지만 정작 호작질을 부르는 공간 디자인을 완성하지 못한 채 물고기는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스행 비행기를 타야 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그때 그렸던 ‘호작질’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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