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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멤버 Nov 19. 2018

‘미친 인맥'의 비결 - KOCCA 서희선 부장 인터뷰

취향을 기억하고, 진정성을 잃지 말며, 상처 받지 마라

스타트업 대표, 시인, 고위 공무원, 영화평론가, 뮤지션, 기자, 셰프가 한자리에 모였다. 나이도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매달, 그것도 사람이 많아 두 그룹으로 나뉘어 열리는 ‘정우성 독서클럽'의 이야기다. 이 모임의 멤버들이 종사하는 분야 간에는 접점이 거의 없다. 

공통분모는 단 하나, ‘서희선 부장과 지인’이라는 것. 

그가 이 독서 모임을 만들었다. 배우 정우성 씨의 이름을 따왔다. 언젠가는 진짜 배우 정우성이 독서 모임에 참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어있다고 한다.

서희선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장의 인맥은 넓고 깊기로 유명하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시장 스티브 애들러, 아카데미 4관왕 영화 <디파티드>의 책임 프로듀서 로이 리,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의 음악감독 남혜승, 프레인 글로벌의 대표 여준영…  이러다가는 배우 정우성도 조만간 그의 지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미친 인맥'의 비결은 무엇일까.



섭외를 업으로 삼다


서희선 부장의 업무는 콘텐츠 산업 분야의 인재 양성이다. 그러다 보니 콘텐츠 관련 컨퍼런스나 세미나를 주최할 일이 많다. 얼마 전에는 <콘텐츠임팩트 2018 쇼케이스>를 열었다. 한국 콘텐츠진흥원은 10주간 크리에이터들과 문화기술 개발자가 협업해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문화기술 양성 사업 <콘텐츠 임팩트>를 진행했는데, 이번 쇼케이스는 이 사업의 결과물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이런 행사들을 자주 주관하는 서 부장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섭외 능력'이다.


“30대의 대부분을 ‘섭외'에 썼어요. 제가 하는 모든 일이 결국 관련 분야의 사람을 발굴하고 설득해야 하는 일이었거든요. 행사마다 필요한 연사나 참석자가 다르잖아요. 필요한 사람이 누군지 알아보는 능력과 그를 설득하는 능력을 모두 갖춰야 했죠.”

20년 가까이 콘텐츠 업계에서 일하며 서희선 부장은 자연스레 섭외 능력, 나아가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법을 배웠다.



'취향'을 기억하라


인맥은 곧 자산이다. 누구나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쌓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상대의 마음을 얻는 것도, 연결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 서희선 부장은 ‘취향'을 기억하라고 조언했다.

“상대의 이름이나 소속을 외우는 것에 그치지 않아요. 입맛은 어떤지, 자주 듣는 음악 장르는 뭔지, 패션에 예민한지, 어떤 사람을 선호하는지 파악하려 노력하죠. 취향을 안다는 건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안다는 얘기잖아요. 취향을 알아주는 사람에게는 조금 더 쉽게 마음이 열리게 되고요.”

서희선 부장은 이전에 한국콘텐츠진흥원 미국 사무소장을 맡으며 우리나라 콘텐츠 업계 종사자들의 해외 연수를 담당했다. 그는 매년 100명의 인원을 4년간 관리했는데, 대부분을 기억한다고 했다.

“항상 상대방의 ‘사람에 대한 취향'을 외우고자 했습니다. 누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며 누구와 친한지 알고, 기억하는 것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됐어요. 그렇게 많은 연결을 만들어내고 나니 어떤 사람을 섭외한다고 했을 때, 아무리 불가능해 보여도 주변을 다시 둘러보면 꼭 연결고리가 있더라고요. 취향을 알고, 이어진 끈을 놓지 않으려 노력한 사람들이 고리가 되어줬죠.”

서희선 부장은 ‘격이 다른 프로젝트를 기획해내는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콘텐츠임팩트 2018>만 봐도 그렇다. 데이터 사이언스와 예술을 뉴스에 접목시킨 ‘아름다운 뉴스’부터 인디 아티스트와 블록체인 개발자들이 고민을 나눈 ‘인디 아티스트를 위한 블록체인’, 콘텐츠 플랫폼의 관점에서 자율 주행 자동차의 가능성을 말하는 ‘스스로 가는 자동차와 시간'까지. 참신한 주제와 파격적인 행사 진행으로 매번 관계자들과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콘텐츠임팩트 2018 포스터



마치 그가 주관하는 독서클럽처럼, 접점이 없는 분야의 사람들을 융합해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이 성과의 중심에는 서 부장의 ‘네트워크'가 있었다. 다양한 분야에 존재하는 촘촘한 인맥은 새로운 시도의 토양이 됐다.  



'진정성'을 가져라


실제로 만나본 서희선 부장은 낯선 사람을 대할 때도 거침이 없었다. ‘훅’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한 번 만나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를 오랫동안 기억할 것 같다.

누군가는 거침없는 서 부장의 스타일을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지 않을까.

“당연히 누군가는 저를 부담스러워해요. 스스로 호불호가 극명한 캐릭터라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캐릭터'가 없으면 아무도 저를 기억하지 않을 거잖아요. 거침없는 모습이 제 캐릭터인 거예요. 기억되기 위해서 저를 그대로 내보이는 거예요.”

이 과정에서 절대 놓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고 했다.

“‘진정성'이에요. 한 가지 원칙이 있어요. 한쪽으로만 기우는 관계는 없다는 것. 제가 상대를 필요로 하는 만큼 저도 상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죠. SXSW(South by South West: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매년 개최되는 문화 페스티벌)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제임스 마이너 총괄 매니저가 정말 많은 도움을 줬는데, 그분이 한국에 왔을 때는 제 일정을 미뤄서라도 도와줬어요. 업무를 마치고 공항에 갈 때는 제가 꼭 데려다줬죠. 작은 행동이지만 진정성이 우러나오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중요하죠.”



상처 받지 마라


매번 사람을 상대하고 섭외해야 하는 일을 하면 수많은 거절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서희선 부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국 지사에 있을 때 ‘코리안 아메리칸 인 할리우드'라는 모임을 만들려고 했어요. 할리우드, 즉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활동하는 한국인이나 한국계 미국인들을 모으는 거죠. 제가 네트워킹에 강점이 있기도 했고, 새로운 환경인 만큼 처음부터 네트워크를 쌓아나가야 했으니까요. 모임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중심에 있을 사람이 필요해서 아카데미상에서 4관왕을 수상한 영화 <디파티드>에 책임 프로듀서로 참여한 ‘로이 리'를 섭외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할리우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한국인으로 꼽히는 분이었거든요. 그분의 마음을 여는 데 1년이 걸렸어요. 파티에서 다짜고짜 다가가기도 하고, 볼 때마다 저를 보여주면서 다가갔죠.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설득할 수 있었고 원하던 모임을 만들었죠. 미국에서 일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지금도 멤버들과 연락하며 지내요.”

프레인 글로벌 여준영 대표와의 일화도 소개했다.

“우리나라 홍보 업계의 전설이신 만큼 한 번 꼭 모시고 싶었어요. 2016년 <스타트업콘>에서 처음 만나자마자 같이 일해보자고 제안했죠. 거절하시더라고요. 그다음 해에도 제안했는데 거절하셨어요. 그래도 주눅 들거나 포기하지 않았죠. 결국 올해, <콘텐츠 임팩트 2018>에서 ‘인디 아티스트를 위한 블록체인' 행사를  함께 할 수 있었어요.”

사람들과의 네트워크 속에서 살다 보면 상처 받을 일도 많다. 하지만 서희선 부장은 

제 좌우명 중 하나가 ‘아무도 나만큼 나에게 관심 갖지 않는다'예요. 그렇게 생각하면 한결 낫죠. 타격받거나 상처 받을 일도 없고요. 지금 거절당하더라도 ‘언젠가는 같이 일할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급하게 해결하려다 일을 그르치는 실수도 줄일 수 있었죠.”



네트워크의 '확장성'


네트워크는 만들기 어렵다. 상대의 ‘취향'을 이해해야 하고, ‘진정성'을 잃어선 안 되며, ‘상처 받지 않을’ 단단한 마음도 갖춰야 한다. 서희선 부장은 네트워크의 ‘확장성'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한 명 한 명을 내 사람으로 만드는 일이 어려워도, 멈추지 말아야 해요. 네트워크는 적금 통장과 같거든요. 어느 정도 형성이 되면 계속 불어나죠. 사람이 사람을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그 힘은 엄청나고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을 ‘사람’ 때문에 이뤄낸 기억이 많아요. 한 가지 더, 좋은 네트워크는 ‘관계의 긴장감'이 만들어냅니다. 어느 한쪽이 희생하는 관계는 건강하지도 않고, 오래갈 수도 없어요. 저 역시 항상 재미있는 사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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