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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멤버 Aug 01. 2019

16년 차 회계사가 말하는 '좋은 회사 골라내는 방법

리멤버 Q - 현대회계법인 박동흠 회계사


* '리멤버Q'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대중의 질문에 답하는 리멤버의 서비스입니다. 라이브 방송으로 소통했던 '리멤버 라이브'의 후속 캠페인입니다.



Q1.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옮기려는 회사가 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파악하려고 하는데, 재무제표를 보라는 조언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공계 출신이라 전자공시 사이트에서 재무제표를 열었더니 너무 어렵네요. 어떤 부분을 주로 봐야 할까요? (정현우 님)


박동흠 회계사의 답변


좋은 회사를 숫자로 정의한다면 돈 많고 돈 잘 버는 회사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속담이 있듯이 이런 회사일수록 대우도 좋겠지요. 

돈이 많은지 적은지. 재무상태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무상태표는 특정 시점의 자산, 부채, 자본 잔액을 표시하는 재무제표입니다. 자산에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장기금융상품,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투자부동산 등이 많다면 부자 회사로 볼 수 있습니다. 회사는 예금, 적금에 가입하며 만기에 따라 현금및현금성자산, 장∙단기금융상품으로 분류합니다. 또한 회사는 투자성향에 따라 주식과 채권을 보유하기도 하고 부동산에 투자하기도 합니다. 주식과 채권은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으로 분류되고, 투자 목적의 부동산은 투자부동산으로 표시됩니다. 

한편 이런 자산보다 갚아야 할 부채가 많은 회사들도 있습니다. 그런 기업은 반드시 부자라고는 볼 수 없겠지요. 부채 쪽에서 단기차입금, 유동성장기부채, 장기차입금, 사채 등의 금액을 확인하기 바랍니다. 은행에서 빌려온 차입금의 만기에 따라 위와 같이 분류하고 회사가 사채를 발행했다면 이 역시 만기에 상환해야 하므로 차입금 성격이 됩니다. 

자산에서 계산한 예금, 적금, 주식, 채권, 부동산에서 차입금과 사채를 빼면 순현금보유액이 얼마 정도 되는지 계산이 가능합니다. 가정에서 재테크를 할 때 보유한 순재산이 얼마인지 계산할 때와 같은 원리입니다. 

돈을 잘 벌고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확인은 손익계산서에서 연 매출액이 어느 정도인지, 연 영업이익이 얼마인지 확인하면 되겠지요. 영업이익률을 계산해서 동종업계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보면 회사의 수익성이 높은지 낮은지도 계산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현금흐름표에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을 확인하기 바랍니다. 회사가 1년 동안 영업활동을 통해 얼마 정도의 현금을 버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손익계산서가 수익과 비용이 발생되는 시점에 작성되는 반면 현금흐름표는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기준으로 만들기 때문에 기업이 정말 돈을 잘 버는지 확인하려면 현금흐름표를 보는 게 더 좋습니다. 

상장기업이라면 사업보고서 목차에서 임원 및 직원의 현황을 클릭해서 회사 임직원의 평균 근속연수와 1인 평균 급여액을 살펴보고 동종업계 다른 기업과 비교해 보는 것도 이직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평균 근속연수가 길고 1인 평균 급여가 많다는 것은 좋은 회사라는 것에 대한 반증이 되겠지요.



Q2. 연결재무제표 관련 문의드립니다. 자본과 이익은 지배지분과 비지배지분으로 나누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채는 안 나누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나요? 그렇다면 이유는 뭔가요? (웅님)


박동흠 회계사의 답변


연결재무제표는 기업이 법적으로는 각각 다른 실체지만 경제적으로는 하나의 실체라고 보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재무제표입니다. 예를 들어 ㈜한화와 한화케미칼㈜는 각각 별개의 회사입니다. 그러나 한화가 한화케미칼의 주식 약 36%를 보유하고 있어서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분율이 50%를 넘지는 않지만 2대 주주 밑으로 지분이 분산되어 있고 실질적으로 한화가 한화케미칼을 지배하는 힘이 있어서 한화가 재무제표를 만들 때 한화케미칼을 합쳐서 만듭니다. 

둘을 하나의 회사라고 봐서 재무상태표의 자산과 부채를 합치고, 손익계산서의 매출액부터 순이익까지 합칩니다. 단순 합산을 한 후에 둘 사이에 벌어진 거래는 모두 제거합니다. 각각의 법적 실체로서 거래를 주고받았지만 재무제표 만들 때에는 하나의 회사로 간주하므로 둘이 주고받은 거래는 모두 제거하는 게 맞겠지요. 

이렇게 재무제표를 다 만들고 나서도 생각할 거리가 있습니다. 한화랑 한화케미칼이랑 하나의 회사라고 간주해서 합쳤기는 했지만, 사실 한화 주주 입장에서 보면 한화케미칼의 자산 부채를 36%만 합치는 게 맞는 거죠. 한화케미칼의 자산부채 64%는 다른 주주들의 몫이니까요. 

그래서 이 부분을 ‘자산-부채’인 자본 쪽에서 나눕니다. 지배주주 몫과 비지배 주주 몫으로 나누고, 손익계산서에서 순이익도 지배주주 몫, 비지배 주주 몫으로 나누어서 보여줍니다. 즉 한화의 연결재무상태표상 한화 주주의 몫은 한화+한화케미칼 36%인 지배주주지분이고, 연결손익계산서상 한화 주주 몫도 마찬가지로 지배주주지분순이익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64%의 몫은 비지배주주지분, 비지배주주지분순이익으로 한화 주주 입장에서는 관련이 없는 숫자가 됩니다.   

한화처럼 종속기업에 대한 지분율이 낮은 회사는 자본이랑 당기순이익 규모가 커도 막상 지배주주지분, 지배주주지분순이익은 작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연결재무제표를 보실 때 주의해야 합니다.



Q3. 재무제표가 좋은 주식이 높은 수익률을 준다고 생각하시나요? 좋은 재무를 가진 주식이라도 높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면 기대만큼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아서요. (아삼양 님)


박동흠 회계사의 답변


재무제표가 좋은 기업이 반드시 높은 투자 수익률을 준다고 확신하기는 어렵습니다. 재무제표가 좋아도 성장성이 낮다면 가치함정(value trap)에 빠질 가능성이 높지요. 즉 돈은 많은데 돈을 잘 못 벌거나 버는 게 점점 줄고 있다면 앞으로 기업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낮다는 말입니다. 당연히 높은 투자수익률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투자하기 앞서 재무제표를 봐야 하는 이유는 안정성 확보가 주 목적입니다. 투자한 다음날부터 주가가 오르면 좋지만 1년 뒤에 오를 수도 있고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재무제표를 확인하고 기업분석을 충분히 했다면 일희일비하지 않고 버틸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유도 모른 체 손절매 하는 경우도 생기지요. 내가 매도한 후에 주가가 오르는 것만큼 배 아픈 것도 없습니다.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서는 재무제표만 봐서는 안 되고 사업보고서에 나오는 많은 정보들을 재무제표와 같이 보면서 판단해야 합니다.  

회사의 손익구조를 파악하고, 판매 가격(P), 판매량(Q)이 늘어날 수 있는 기업인지 알아야 합니다.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거나 독과점 구조이면 판매 가격(P) 결정 권한이 있을 것입니다. 수출 비중이 높거나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공장 증설 중이라면 판매량(Q) 증가 가능성이 있습니다.  

재무제표 주석사항에서 비용의 성격별 분류 주석사항을 보며 회사가 원재료 비중이 높은지, 고정비 비중이 높은지를 파악하고 원재료 가격 추이와 가동률 정보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러면 이익 증가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런 모든 정보는 사업보고서 목차 중 II. 사업의 내용 편에 잘 실려 있습니다.  사업의 내용 편과 재무제표, 재무제표 주석사항을 잘 조합해서 분석해야 합니다.  

이런 분석을 통해 기업의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판단해서 현재 가격(주가)이 충분히 쌀 때에만 투자를 해야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투자는 비쌀 때 사서 더 올라가기를 기대하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 가격이 많이 떨어진 가치가 높은 주식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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