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고민하고 고르고 골라 결제했던 물건들이 하필 오늘 하루에 몰아 도착했다. 도착한 물건들은 이렇다. 운동화와 운동복이 왔다. 운동할 때 지금 신고 있는 운동화가 너무 미끄러워서 고르고 고르다 접지력 최고라는 나이키 운동화, 영하 10도의 날씨를 찍고 있는 이때 여름에 입을 운동복이 없을까 걱정되어 마침 나이키에서 세일하고 있는 '한여름용 반바지'. 또 운동복이 왔다. 이상하게 헬스장만 가면 춥고 마침 예전부터 봐오던 브랜드에서 21년 SS 집업을 아주 예쁜 봄 색깔에 맞춰 출시한 것. 레깅스도 함께. 몇 날 며칠을 색깔과 사이즈를 고민하다 산 것이 이제야 도착했다. 해독차가 왔다. 원래 마시고 있던 해독차는 너무 비싸다. 한포에 500ml~1L정도의 물에 적당하다는 그 해독차 티백은 한포당 원가를 따지면 도저히 한 번만 우려 마시고는 버릴 수 없을 정도여서 거의 맹물에 가까울 정도로 우리고 우리고 또 우려 마셨다. 이럴 바엔 차라리 저렴한 거 사서 진하게 먹는 것이 몸에 더 이득이겠다 싶어 열심히 알아본 후에 적당한 가격의 해독차를 구매했다. 아직 맛은 보지 못했다. 샐러드볼이 왔다. 이건 1월 초 즈음에 인스타그램에서 자주 드나들던 계정의 주인이 자신이 쓰고 있던 샐러드볼이 너무 좋아 시중보다 조금 저렴한 가격에 공구를 한다고 하여 결제해 놨던 것인데 업체의 사정상 배송이 늦어져 이제야 받은 것이다. 그런데 그게 하필 오늘이었다. 모두 내 돈으로 사는 것이고 딱히 눈치를 주는 사람은 없지만 눈치란 것이 원래 주는 사람은 없어도(혹은 주지 않는다 하여도) 받는 사람이 초예민하게 보는 것이어서 나는 또 눈치를 본다. 정확히 얘기하면 눈치가 보인다. 적당한 불편함을 참아내면 소비가 반으로 줄텐데 왜 나는 그 조금의 불편함도 참으려 하지 않는 것인지 조금 반성을 하며 오늘의 마음은 여기서 마무리한다. 진짜 마음은 따로 있는데 그걸 적기 시작하면 청승이 꼬리에 꼬리를 물 것 같아 이쯤에서 그만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