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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라 Feb 26. 2021

2월 25일의 마음

별 거 아닌 마음이 어디 있겠어요

일기장에 적어도 될 이야기들을 온라인의 어떤 공간을 굳이 할애하면서 매일의 마음을 적는 이유는 뭘까.
사실 처음엔 갓 지난 이별의 마음이 허해서
허세 섞어 두루뭉술하게 남겨진 마음을 적고 싶어서였다.
다행인지 그 마음은 생각보다 쉽게 희미해졌고
어느새 지나치게 일상적인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적어내는 마음들도 그리 특별할 것 없는 그저 그런 마음들만 남았다.
뭐 어떤가.
내 마음인데.
그런 의미로 지금 기억하는 오늘의 마음 몇 가지는,
-조카 생일 케이크를 사기 위해 잠시 외출했는데 그 잠깐이 너무 좋아서 집에 들어오기 싫었다는 것
-커피를 캐리어에 담아 주셨는데 차에 커피를 옮기자마자 캐리어를 다시 반납했고 카페 매니저 분이 엄청 환하게 웃어주셨다는 것
-로또 1등에 당첨되었을 때를 상상하며 어디에 어떻게 쓸까 동생과 얘기하다 진짜 그렇게 되면 좋겠다 생각한 것
-쉴 새 없이 끊임없이 야금야금 입 속으로 먹을 것을 집어넣으며 이러다 도루묵은 순간이겠구나 공포를 느낀 것
이었디.
이렇게 적고 나니 별 것 없지 않다.
별 거 아닌 마음은 없구나. 아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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