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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갯빛 젤리 세상 속으로

+24, 하리보 해피월드

by Remi

지난주 제주 날씨는 늘 흐리고 비가 쏟아졌는데

이번 주 제주의 바람은 계절을 품은 채 유난히

달콤하게 불어왔다. 제주 날씨만큼이나 주말

아이들의 표정은 유난히 더 맑고 반짝였다.

그 이유는 우리가 약속한 하리보 해피월드에

가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엄마, 여긴 진짜 젤리 나라 같아!”

입구부터 눈앞에 펼쳐진 건 동화 속 세상이었다.
알록달록한 간판, 반짝이는 조형물, 입구를 지키는

커다란 골드베렌.
마치 하리보 젤리 봉지가 통째로 살아나 우리를

반기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제주시 아연로,

다소 한적한 곳에 위치한 이 공간은 하리보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브랜드 팝업 전시관.
아이들뿐 아니라 나조차도 오래전 추억의 단맛 속으로

천천히 스며들었다. 전시는 작지만 밀도 있게 구성돼 있었다.



하리보의 역사, 세계 곳곳의 하리보 이야기,
그리고 사진으로 남기기 딱 좋은 포토존까지.
아이들은 곳곳에 숨겨진 젤리 모양의 디테일을

찾아내며 눈을 반짝였고 나는 그런 아이들의

시선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특히 하리보 굿즈가 가득한 2층 스토어는
아이들의 탄성을 연발하게 만든 곳이었다.
골드베렌 모양의 키링, 젤리무늬 에코백,

귀여운 파우치들까지—무언가를 사지 않아도

이미 눈과 마음이 포만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단 하나 아쉬운 점.
이곳은 반려견 출입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오늘은 코코 없이 우리 셋이 함께였다.
코코가 함께했다면 골드베렌 조형물 앞에서
가족사진을 남길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잠시
우린 오롯이 '우리 셋만의 시간'을 충분히 누렸다.



감정은 색깔처럼, 기억은 젤리처럼

제주살이 24일째. 언제부턴가 우리는

더 자주 웃고, 더 천천히 걷고,
더 많이 기억하게 되었다.


하리보 해피월드는 단지 젤리 브랜드의 전시가

아니었다. 우리 가족에게는 잠시 동심으로 되돌아가
달콤한 시간을 공유한 기억의 방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린 서로를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마치 투명한 젤리처럼 맑고 말랑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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