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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팔찌 하나, 서로를 향해 뻗은 마음들

+30일

by Remi

한 줌의 바람도 지나치지 못할 만큼 단단한

서로의 팔목을 감싸 쥔
그 순간의 온기를
나는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가벼운 실 팔찌 하나,
서툰 손놀림으로 묶은 작은 약속이
어쩌면 평생을 지탱할 끈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무심한 들판 위를 달리는 바람과
하늘을 가르며 흐르는 구름은
우리의 웃음 앞에서 한없이 멈칫거렸다.

남매는 웃음의 무게마저 모른 채
지금 이 순간을 세상의 전부처럼 끌어안고 있었다.

푸르른 하늘 아래
우리의 그림자는 길고 선명했다.
서로를 향해 뻗은 마음들이
빛보다 먼저 도착한 것처럼.

가족이라는 이름은
때로 말보다 손길로 전해진다.
잡아주고, 붙잡히고,
그리하여 결국엔 서로에게 닿는 것.

우리라는 울타리는
지금 이 장면처럼
결국 서로의 손으로 완성된다.





제주당이라는 이름마저 포근했던 날,
품격 있는 한 선생님의 프리마켓이 열린다는 소식에
우리 셋은 조용히 설렘을 품고 그곳으로 향했다.

각자의 취향이 오롯이 담긴 팔찌를 고르고
서로의 손목에 천천히 걸어주던 순간
그 작은 실 한 줄이 우리 사이를 더욱 단단히 묶어주는 듯했다.

카페 곳곳을 누비며 웃음 짓던 시간
따스한 햇살 아래 놓인 테이블과
바람결 따라 퍼지던 커피 향까지
모든 것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반짝였다.

제주당에서의 그 하루는
기념품보다 더 소중한 기억으로
우리 마음 한편에 오래도록 머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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