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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와 브런치 사이

+46일, 기록하는 사람의 하루

by Remi

제주에서 매일 하는 일 중 하나는 글을 쓰는 일이다.
블로그에는 정보와 경험을 담고 브런치에는 일기를 남긴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키보드를 두드리는 시간은 이제 나의 숨처럼 자연스러운 루틴이 되었다.


블로그는 나와 13년을 함께했다.
처음에는 작은 취미였지만 어느새 내 삶의 기둥이 됐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1일 1포스팅을 했다. 무기력과 우울이 몰려올 때 나는 글을 썼다.


그 과정에서 놀랍게도 블로그는 성장했고 키워드가 살아 있는 효자 포스팅들이 내 글을 멀리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리고 지금은 수많은 이웃과 서로의 하루를 주고받는 공간이 됐다. (혹시 궁금하다면, 내가 꾸준히 써 온 이야기들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브런치스토리는 제주 오기 직전에 거의 우연처럼 시작됐다. 처음엔 아들의 수술과정에서 느낀 엄마의 마음을 일기처럼 쓰다가 제주살이 일기로 이어나가고 있다. 블로그처럼 키워야 한다는 욕심이 없어서인지 두 달 넘게 단순한 기록의 장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그 자유로움이 좋았다.


꾸준히 쓰다 보니 의미 없어 보이는 순간조차도 한 편의

이야기가 되었다. 블로그와 브런치는 결이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둘 다 기록이라는 점이다.

기억은 기록하지 않으면 금세 사라진다.
글을 쓰는 동안, 나는 내 하루를 다시 살아보고

그 속에서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확인한다.


기록에는 축적의 힘이 있다.
축적에는 시간, 정성, 노력, 끈기, 그리고 방향이 담긴다. 그건 곧 삶을 꾸려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무엇이든 이왕이면 기록해야 한다고. 그 순간은 사라지더라도 기록은 남아 나를 지탱해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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