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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자꾸 기대해

+56, 오늘이 가장 좋은 날

by Remi
뭘 자꾸 기대해.
오늘이 가장 좋은 날인데
가장 젊고, 가장 아름다운데.
그러니 오늘을 살아.
오늘도 지나면 절대 다시 돌아오지 않아.




시간은 어김없이 흐른다. 오늘이라는 하루도 언젠가는 기억 속으로 흘러가겠지. 그렇다면 나는 이 순간을 어떻게 채울까. 불평과 미움으로 가득 채울 수도 있고 미소와 위로로 따스하게 담아낼 수도 있다. 결국 작은 선택들이 모여 내 삶을 만든다. 그렇다면 일상이 조금이라도 더 아름다울 수 있다면 나는 오늘도 기꺼이 웃음을 선택하고 싶다.



육지에서의 나는 늘 바쁘게 달렸다. 엄마로,

직장인으로, 동시에 몇 가지 역할을 떠안은 채 하루를 쪼개 쓰다 보니 마음 놓고 웃을 여유가 거의 없었다. 웃음이 사치처럼 느껴졌던 날들도 많았다. 그런데 아이는 엄마의 얼굴을 곧잘 읽는다. 특히 딸아이는 내가 조금만 불안하거나 위축된 기색을 보이면 금세 알아차렸다. 반대로 내가 미소 지으며 기분 좋게 하루를 보내는 날이면 아이들 역시 덩달아 기분이 올라가는 게 보였다. 그 작은 변화 하나에도 가정의 공기가 바뀌었다.


제주에 와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을 꼽으라면 스트레스가 없는 매일을 살고 있다. 평소 나는 예민하고 성급한 편이라 작은 일에도 쉽게 불씨가 일어났다. 남들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도 내게는 두 배 세 배의 스트레스로 다가와 때론 공황처럼 숨이 막히기도 했다. 그런데 제주에서는 신기하게도 그 지수가 확실히 낮아졌다. 바람과 바다, 숲과 돌담 사이에 머물다 보니 치유가 저절로 이루어지는 듯했다.


제주는 나에게 최고의 선물이다. 잘 쉬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할 수 있고 하기 싫은 일은 줄일 수 있다. 억지로 관계를 맺을 필요도 매일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마주할 필요도 없다. 사람 관계가 정리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래서 나는 오늘을 더 소중하게 여긴다. 아이들과 함께 웃고 마음이 편안한 하루를 보내는 것. 그 단순한 순간들이 모여 결국 내가 원하는 삶이 된다. 오늘을 가장 소중하게 여길 때 내 삶도 빛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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