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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왜 매년 제주였을까

10년동안 해마다 찾은 제주이야기의 시작

by Remi

비가 참 많이 내리던 여름이 있었고
아이들이 감기에 걸려 바다도 못 보고 돌아온

겨울도 있었다.

햇살이 따뜻하게 등을 밀어주던 가을도 있었고

노란 유채꽃 사이로 웃음이 가득하던 봄도 있었다.


계절은 매번 달랐지만 이상하게도

그 모든 순간을 다시 꺼내보고 싶을 때면
언제나 ‘제주’가 떠올랐다.

작은 손을 잡고 걷던 바닷길,
감귤 하나에 웃음짓던 오후,
고요한 숲에서 들려오던 바람 소리까지
그곳엔 언제나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녹아 있었다.
우리 가족에게 여행이란 곧 '제주'였다.


첫째 아기띠를 하고 제주 왔는지도 기억못할 첫 여행부터 작년 울강아지가 가족이 되어 함께 비행기에 오른 날까지.

해마다 찾았던 제주는
매번 같으면서도 다르고
아이들이 자란 만큼 추억이 늘어났다.
감귤밭에서 딴 귤 하나에 웃고,
돌하르방 앞에서 매년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으며
시간은 그렇게 조용히 흘러갔다.


그저 바람이 좋고, 풍경이 예쁘고,
무언가 여유로운 제주가 좋아서 떠났던건데
그곳에서 우리 가족은 ‘함께 자라는 법’을 배웠다.

지금 돌아보니,
제주는 단지 여행지가 아니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쌓아 올린 시간의 기록이자,
우리의 마음이 자주 머무는 풍경이었다.

그래서 올해도, 지금 글 쓰는 순간에도

제주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의 열번째 제주까지 모든 기록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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