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처음 찾았던 남해 보물섬 전망대.
그때는 스카이워크를 제대로 체험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2년이 흘러 아이들이 먼저
“다시 가보고 싶다”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남해로 향했다.
남해 보물섬 전망대는 요즘 TV ‘뭉쳐야 찬다’
촬영지로 더 유명해졌지만 우리에겐 ‘미완의 체험’이 있는 곳이었다. 두 번째 방문, 이번엔 제대로 경험해 보기로 했다.
전망대에 오르기 전 푸른 남해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산책코스를 걸었다.
‘지옥의 계단’이라 불리는 코스.
‘뭉찬’에서 이장군은 36초, 박태환은 39초 기록을
냈던 그 계단을 우리는 사부작사부작 내려가 본다.
아이들에게는 그저 계단 오르내리는 것조차 놀이다.
일렁이는 바다와 불어오는 바람에 땀도 금세 식는다.
끝까지 내려가면 또 다른 바다 풍경이 펼쳐진다.
그 모습에 발걸음은 저절로 멈추고, 눈은 오래 머문다.
남해 바다는, 잔잔하고 이국적이다.
평온하다는 말이 꼭 어울리는 남해바다의 풍경.
스카이워크 체험은 보물섬 2층에서 진행되는데
항상 느끼는 점은 카페 손님과 스카이워크
체험 인원이 겹쳐서 꽤 어수선하다는 것.
매표소 위치도 애매해 처음 방문한 사람은
조금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2년이 지나 가격도 많이 올랐다.
2년 전엔 5천 원이었던 체험료가
13,000원으로 인상되었고
점프슈트 착용도 의무화되어 있다.
아이 사이즈가 없어 접어서 입혀야 했고
벨트 착용도 직원이 바빠 보여 남편이 직접 챙겼다.
조금 불편했던 점들도 여럿 있었지만
아이들이 너무 기대했기에 ‘이 정도는
괜찮아’ 하고 넘겼다.
총길이 80m, 그중 약 20m는 바다 쪽
절벽 위로 뻗어 있다.
유리바닥 아래로는 바위와 파도가 보여
스릴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구조다.
나는 고소공포증 때문에 올해는 도전 안 하고 내부
카페에서 사진만 찍었지만 우리 집 강심장 셋은 거침없이 투명 유리 위를 걷는다.
심지어 손하트까지 날려주는 여유까지.
아들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고
딸은 오빠와 사진 대결하듯
“엄마, 내 실력 좀 봐!”라며 멋진 구도를 찾느라 바빴다.
2년 전, 아들은 조심스럽게 발을 디뎠었고
딸은 겁이 나서 울먹이기도 했는데
지금은 하늘 위 유리바닥 위를 씩씩하게 걸어간다.
아이들은 끝나고 “엄마, 하나도 안 무서웠어.
너무 재밌었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나는 그 말이, 그냥 스카이워크에 대한 감상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기 자신을 넘어선 순간의 표현이라는 걸 느꼈다. 아이들은 여행을 통해
겁을 이겨내고 조금씩 자라는 것 같아 보였다.
우리 가족은 여행지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함께 성장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스카이워크는 단지 티비티가 아니라
겁 많던 아이가 용기를 내고
엄마에게 “나 이제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그런 ‘마음의 체험’이기도 하다.
가을이 오면 또다시 생각나는 남해.
우리 가족에게 남해는 늘, 함께 자라는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