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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naissance Aug 31. 2023

과학적 사고

수천년간의 종교시대가 저물고 있다. 세상을 이해할 수 없을 때 종교의 힘을 빌어 해석하던 인류는 이제 과학의 발달로 세상의 이치를 하나둘씩 이해해가고 있다. 일식과 월식이 일어나는 이유를 알고, 달에 직접 갈 수준으로, 화성에 탐사선을 보낼 수준으로 과학이 발전하였다. 하늘의 끝에는 우주가 있고(카르만 라인), 천국의 존재는 어디에도 없다. 양자의 세계에까지 들어가 모든것을 구성하는 물질이 입자이자 파동이며 인간종은 전혀 특별할 것이 없음을 갈수록 깨닫고 있다. 그래서 과학을 21세기 신흥종교라고까지 한다. 종교에 기대지 않고 과학에 기대고 있기 때문에. 


과학은 치열한 검증을 기본으로 한다. 최근에 이슈가 된 LK-99만 봐도 과학적으로 무언가를 입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전세계 수많은 기간과 학자들이 LK-99가 초전도체인지 교차검증을 한다. 논문을 정식 등록하기까지의 과정도 수많은 검증을 거치지만, 등재되고나면 또다시 전세계 과학자들의 교차검증의 과정을 겪게 된다. 오류 하나가 향후 과학 발전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과학계에서는 이것을 당연한 과정으로 생각한다. 시간과 중력을 재정의한 아인슈타인이 받은 수많은 공격이 좋은 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세상에 내놓고 혹독한 검증 과정을 거쳤다. 절대적이라고 일컬어지던 뉴턴에 정면도전했기 때문이다. 뉴턴까지의 물리학을 고전물리학으로 분류하고 현대물리학을 열여젖힌 아인슈타인이 양자역학은 전혀 믿지 않고 죽을때까지 검증을 한 것은 과학에서 검증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못된 이론과 오류에 대해 얼마나 혹독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자기 나라만의 기술로 ALPS라는 새로운 기계를 만들었고, 이것이 핵연료와 직접 접촉한 핵폐수를 정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려면 교차검증을 해야한다. 해외의 관련 학자들을 초청해 눈 앞에서 폐수를 시추해서 방사능 물질을 측정한 후 ALPS에 넣고 결과값을 다시 측정하여 정화 정도를 증명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과학을 들먹이는 것은 과학에 대한 모욕이다. 본인들이 임의로 샘플링하여 기계에 놓고 돌린 후 결과값을 기록한 것을 IAEA에 보내서 검증을 받았다고 과학적인 증명이라고 할 거면, LK-99가 초천도체가 아닐 이유가 하나도 없다. 당장 나도 새로운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우기면 믿어줄 건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건 검증이 아니다. 과학이 언제부터 그렇게 만만했던거냐. 


대통령 본인은 유튜브를 운영하는 사이비 종교 지도자를 멘토라고 하고, 손에 '왕'을 새기고 토론을 하고, 용산 국방부에 민간인 풍수지리가를 보내고, 배우자는 관상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과학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다. 기회가 된다면 과학의 정의에 대해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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