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기 때부터 동물들을 참 좋아했다.
동물들에게는 겁이 없었고, 마냥 귀엽고 예쁜 사랑스러운 존재였다. 외갓집에 가면 항상 있었던 소, 개, 염소, 닭등 나의 동물 친구들. 늘 나이 많은 셰퍼드를 졸졸 따라다니며 귀찮게 했던 기억이 생생하고, 닭이나 토끼를 때려 기절시켜 털을 손으로 뽑고 뜨거운 물에 넣거나 칼로 내려쳤던 것이 잊히지 않는다. 나는 너무 어렸고 멀리서 인상을 쓰며 볼 수 있는 것뿐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싫었다.
개는 마당에서 살아야 한다는 상식을 갖고 있는 고지식하고 꼰대 같은 아빠 덕에 우리 집은 개를 키울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늘 개 키우는 이웃집을 매일 들락거리며 개와 놀았고, 국민학교 앞 병아리와 오리를 좁은 박스에 넣고 팔고 있는 할머니를 보고 지나칠 수 없어 늘 새끼들을 데려와 정성스레 돌보며 키웠다.
큰 대야에 물도 받아놓고 수영도 시켜 주었다. 동물들은 내 웃음이고 사랑이었다.
티렌이를 키우기 전까지는 20대 때부터 남양주 화도에 있었던 개들 천국인 카페아카를 매주 다니며 은하언니와 개들과 하루 종일을 놀았다.
내사랑이였던 셰퍼드 렉시..많은 세월이지나 이 아이들은 모두 떠났지만 추억과 내 사랑은 영원하다.
결혼해서 꼭 키울 거라는 계획을 세우며 살았고
어떻게 하다 보니 결혼 전에 나의 로망이었던
저먼 셰퍼드 아가를 집으로 데려오게 되었다.
한국의 대형견 인식은 언제나 좋지 않았고, 특히 검은 털을 가진 개들에게 더욱 심했다. 그런 잘못된 견종에 대한 오해와 혐오를 알았기에 나는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오랜 시간 공부하고 계획하며 노력했다. 그리고 대형견이라는 이유로 아기 때부터 교육하며 엄하게 키웠다. 이제 생각해 보면 신생아 같은 아이에게 무슨 교육을 한다고 그렇게 했을지, 더 많이 안아줄 걸 하고 후회가 되기도 했다.
한국 사람들의 시선, 인식이 점점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11년 전과 현재 2025년까지 매년 느끼는 것은 아, 내가 매년 되지도 않을 걸 희망을 가졌구나, 바뀌지 않겠구나, 윗세대가 죽어도 바뀌지 않겠구나를 느끼면서 참 마음이 아팠다.
반려견 인구가 많아졌지만, 그럴수록 대형견에 대한 인식과 시선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아니면 여성에 대한 무시와 차별 때문일까? 여자가 데리고 다니면 함부로 욕하고 막말하며 무섭다면서 바로 앞에 와서 시비를 거는 사람들, 멋으로 키웠다가 버리고, 아이를 낳았다고 버리는 경우도 많고 별 이유들로 유기된 대형견은 더욱 늘었다.
어린아이들부터 손가락질하거나 큰 개를 보고 입마개를 얘기하는 것부터, "아! 맛있겠다!"라고 말하는 아이들, 그냥 가만히 있는데 돌멩이를 던지는 아이들. 그걸 가만히 보고 있는 부모들.
골프채를 휘두르며 일부러 바로 앞에까지 와서 시비 걸며 폭행죄를 저지르는 사람.
여자라고 함부로 하면서 남자가 오면 아무 말도 못 하는 찌질이들, 우리가 가만히 있어도 쌍욕을 하는 사람들, 벌레를 본 듯한 표정으로 욕하는 사람들 등 많은 사람들 그리고 연령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살고 있다. 당해도 당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나아질 수 없다. 대형견을 키우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다.
개를 무서워하는 것과 혐오는 다르다.
참 웃긴 건 같은 개를 키우는 사람들에게도 차별을 받는다. 혐오 같은 표정을 많이 볼 수 있다. (대형견+검은색털) 심지어 더 해서 견종 차별까지 하는 소형견, 중형견 키우는 사람들.
우리가 가만히 있고 우리가 가지 않아도 멀리서부터 싫어함을 들어내며, 반려견 운동장에 가도 셰퍼드를 보면서 인상을 쓰거나 무례한 말을 하는 일이 많다.
그것뿐이 아니라 운동장 출입이 안 된다는 곳들도 많았다. 리트리버가 싸우는 건 괜찮고 입장이 되고,
셰퍼드가 싸운 적 있다며 입장을 거부한다.
참 멍청하고 웃긴 일들이 많았다. 우리가 잘하고 문제없어도 불편했다. 당연히 좋은 견주들과 반려견도 많이 만났고 놀았다. 하지만 늘 불리한 대형견이라 1~2살 정도까지 운동장에 갔었고, 단독 대여가 아니면 가지 않는다. 그리고 꼭 그런 이유뿐만 아니라 많은 개들이 그 운동장 공간에 각자 다른 성격이 모여 어떤 상황에 따라 다툼을 할 수 있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건 내 반려견 성격에도 맞지 않고 안 좋다고 생각했다. 지금이야 전보다 반려견 운동장도 나아졌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차별하고 혐오하는 게 제일 심각하고 재수 없다.
그래서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이 싫어하는 티를 내는 걸 보면, 개 키우는 사람들도 싫어하는데 그 사람들은 오죽할까? 하며 이해하려는 내 모습을 볼 때 참...
씁쓸하고 암울하다.
난 소형견, 중형견 견주들에게서 많은 것을 피해 보고 안 좋은 경험을 많이 하며 사람과 작은 개들이 싫어졌다. 개를 키우기 전엔 개만 보면 "너무 예뻐요! "예뻐 죽겠다!" 하던 내 밝은 성격과는 다르게 반대로 변했다.
내가 알고 있는 반려견과 견주가 아닌 이상 난 절대로
개를 쳐다보지도 않고 오프리쉬, 똥을 안 치우거나, 자동줄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에게는 바로 소리친다.
무례하고 예의 없고 멍청한 인간들 때문에 잘하는 대형견들은 더 욕을 먹는다. 늘 더 피해 본다.
대형견을 반려한다면 모든 것을 알게 되고, 볼 수 있다.
가장 좋은 건 사람을 정말 잘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고,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난 어릴 때부터 대형견을 키우며 내가 사람들로부터 감당해야 할 것들을 각오하고 키웠지만, 갈수록 사람들 수준이 심각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참 맘이 먹먹한 날들이 많았다.
모두가 인간의 잘못으로 약한 동물들이 피해를 본다.
나는 늘 그러했듯
무례한 부메랑에겐 무례한 부메랑으로 돌려준다.
그렇게 하면 다시는 무례하게 하지 못한다.
대형견 견주들은 점점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할 것이다.
나와 내 반려견을 지키는 방법을...
그리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잘못된 방송들이 사라지길 바란다.
글을 쓰며 문득 생각이 들었다.
이럴시간에 좋은 생각이나 더 하면서 내 사랑 이를
더 안아주자 하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