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처음 마주할 시간

임신 - 기다림의 시간

by Renee

어쩌면 이번 글이

임신을 주제로 쓰는 마지막 기록이 될지도 모르겠다.


어제 병원에서 내진 검사를 했다.
의사 선생님은 자궁문이 1cm쯤 열렸다고 했다.
그리고 1~2일 안에 진통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거짓말처럼 배가 단단하게 뭉치기 시작했다.
그날 밤엔 가진통이 찾아왔다.

규칙적이지는 않았지만,
배가 점점 조여 오고 몸이 묵직하게 변했다.

‘이게 진통의 시작일까?’

처음 겪는 감각에 긴장하면서도,
새벽엔 다행히 잠들 수 있었다.




아침이 되자,
드디어 이슬이 비쳤다.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를
조금씩 시작한 것 같았다.


보통 이슬이 보이면
1~2일 안에 진통이 시작된다고 한다.
언제 찾아올지 모를 그 시간을 기다리며,
나는 지금도 떨리는 마음으로

아이의 숨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임신도, 출산도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고 조심스럽다.
그래서 하루 종일

아기의 움직임과 신호에 집중하고 있다.




어느 책에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진통은 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력하는 과정이다."


그 문장이 참 마음에 남았다.

진통이 두려움이 아닌,
아기와 내가 함께 만들어가는 첫걸음이라 생각하니
조금은 마음이 단단해졌다.


이제 곧 아이를 만나게 되겠지.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쉽지 않은 시간이겠지만,

우리가 서로의 리듬을 맞추며
세상에서 처음 마주할 그 순간을
차분히, 담담하게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