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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A Mar 01. 2018

오스트리아 쿤스트하우스(Kunst Haus Wien)


훈데르트 바서 하우스(Hundertwasser House)를 둘러본 뒤 쿤스트 하우스(Kunst Haus Wien)로 향했다. 쿤스트 하우스도 훈데르트 바서가 설계한 건축물이다. 훈데르트 바서 하우스가 실제 거주하는 주택인 것과 달리 쿤스트 하우스는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다.


쿤스트 하우스가 보인다


훈데르트 바서 하우스에서 3블럭 정도 걸어가면 쿤스트 하우스에 도착한다. 걸어서 5분도 채 안걸렸던 것 같다. 가까워서 하루에 묶어 보기에 좋았다.


흑과 백의 외관


두 곳 모두 다녀와 보니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보다 쿤스트 하우스가 더 내 취향에 맞는듯 했다.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는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들이 사는 듯한 화려하며 아기자기한 모양새였다. 다채로운 색으로 꾸며져 있었고 땅 모양의 굴곡이 심했다. 반면 쿤스트 하우스는 세련되고 모던한 느낌이 들었다. 미래 도시에 와있는 기분이랄까? 흑백의 타일들이 겹겹이 붙어져 있어 체스판을 가져다 놓은 듯 했다.


쿤스트 하우스의 전경
건물을 비집고 튀어나온 나무들이 훈데르트 바서를 떠오르게 한다
독특한 기둥 모양이 눈에 띈다


쿤스트 하우스는 미술관으로 입장료 10유로를 내면 입장이 가능하다. 주로 훈데르트바서의 작품들을 전시해놓고 있었다. 다른 화가들의 전시도 별도의 공간에서 이뤄지고 있었는데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했다. 나는 오늘 하루 임펙트있게 훈데르트 바서만을 남기기로 했다. 사실 돈을 아끼려는 생각과 다 보면 피곤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지만. 10유로 내고 총총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타일조각을 붙여놓은 것 같은 계단
체스판 같은 흑과 백의 타일벽
큰 유리창 덕에 햇살이 잘든다
가운데 뻥 뚫린 공간에 연속적인 계단이 있다
훈데르트 바서


짐을 맡기고 계단을 올라갔다. 큰 유리창으로 따스한 햇살이 스며 들었다.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린 동그란 조명들이 귀여웠다. 내부 전시공간은 촬영 금지였다. 좋았던 작품들을 사진으로 남겨 기억해두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해 아쉬웠다. 사진 대신에 인상 깊었던 작품들의 엽서를 사오고 싶었는데 내가 맘에 들었던 작품들의 엽서는 기념품샵에 없었다. 이런!


전시관 내부 모습 (vienna pass 공식 홈페이지)


시간이 꽤나 흐른 지금은 기억이 희미해져 어렴풋이 조각조각난 그림들이 떠오를 뿐이다. 일기장에 적힌 그 당시 내 글을 통해 어렵사리 기억을 되살려 보았다. 빗방울, 반짝임, 화려한 색채, 달팽이집 같던 수없이 많은 동그라미들... 꽤나 많은 작품들이 안에 있었다. 다 돌아보느라 힘들었다. 마지막에는 다리가 좀 아파오더라.


쿤스트 하우스 안에 있는 카페 야외 테이블
제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의 창문들을 보니 훈데르트 바서의 작품 답다


쿤스트 하우스 건물 안에는 카페가 하나 있었다. 아침부터 시작된 강행군으로 다리는 아파오고 배도 고프니 카페 안으로 들어가 조금 쉬었다 가기로 했다. 


햇살 좋은 날이었다
의자마다 놓인 파란색 빨간색 방석들이 귀엽다


카페 야외에는 하얀 테이블과 철제 의자가 군데군데 배치되어 있었다. 의자마다 빨갛고 파란 방석들이 놓여있었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볼까 하다가 등받이 있는 편한 곳에 앉고 싶어 실내로 들어왔다.


푸릇푸릇한 카페 내부
싱그러움이 넘치는 공간이다


유리 천장 너머로 푸른 나무가 보였다. 카페 안은 푸릇함으로 싱그러웠다. 유리 사이로 넘어온 햇살이 가득 카페 안을 채웠다. 이렇게 볕 좋은 곳에서 커피를 마시면 기분이 참 좋더라.


몽글몽글 카푸치노 한 잔


몽글몽글 고소한 우유 거품으로 가득한 카푸치노. 한모금 넘기니 온 몸이 녹아내리는 듯 따뜻하다. 고소하며 쌉싸래한 맛! 배고파서 그런가? 이 날 카푸치노의 맛은 특히나 좋았다.


결국 간단한 식사를 하게 되었다


원래 계획은 동행 언니와 만나 맛있는 점심을 먹는 것이었는데 시간이 어긋나 버렸다. 그래서 혼자 이곳에서 배를 채워보자 결심했다. 카푸치노를 마시다 말고 '플랑베'라는 음식을 주문했다.

플랑베가 어떤 음식인지 몰랐는데 얇은 피자 같은 것이었다. 밀가루로 반죽한 얇은 도우 위에 야채나 과일, 치즈 등을 얹어 구워낸 것이다. 다른 테이블을 엿보니 다들 이 음식을 먹고있었다. 추천을 받아 시켰는데 맛이 좋았다. 치즈와 토마토, 바질 조합이 실패하긴 힘드니까 뭐.



배를 채우며 끄적끄적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하루 있었던 일들을 되돌아 보며 머릿속에 추억들을 아로 새긴다. 충분히 쉬고난 뒤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벨베데레 궁전으로 향했다. 오스트리아 빈에 와서 꼭 보고 싶던 클림트의 작품들을 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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