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리조트 청송에서 상의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자동차로 채 10분도 안걸렸던 것 같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본격적으로 주왕산 산행에 나섰다.
말로만 듣던 사과 자판기를 발견해서 신이 났다.
등산 중에 먹으려고 사과 하나랑 사과즙 두개를 샀다.
카드 결제도 되니까 편하더라.
멀리 보이는 기암괴석이 독특하다.
눈에 계속 들어왔다.
그림같이 산 위에 우뚝 솟아 저런 모양으로 자리잡고 있을까?
매표소 쪽으로 가는 길에 식당들이 가득하다.
날씨가 좋아도 너무 좋았다.
내리쬐는 햇볕이 너무 따가워서
가는 길 보이던 잡화점에서 폭풍 쇼핑했다.
모자, 팔토시, 목에 두르는 수건까지 다 샀다.
진짜 유용하게 잘 썼다.
특히 팔토시가 기가막혔다. 엄청 시원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우리는 참지 못하고 식당에 들어가버렸다.
사과 동동주를 한잔에 천원!
이렇게 팔고 있길래 진짜 딱 한잔씩만 하고 가자.
그러고 들어갔다.
근데 메뉴에 모두부가 있는거다.
안주삼아 하나 시켰는데
생각보다 너무 푸지게 나온게 함정이었다.
안주가 많으니 동동주도 더 먹고..
결국 둘 다 등산도 하기 전에 배터지게 먹었다.
이제 진짜 제발! 주왕산으로 갑시다!!
드디어 매표소까지 왔다.
주왕산에 들어가려면 꼭 대전사를 지나가야 한다.
그래서 절을 구경하던 말던 어쨌든간에 매표는 해야한다.
주왕산이 왜 주왕산인가 궁금했는데
등산하면서 보이는 안내 표지판에
아주 잘 나와 있었다.
당나라 때
진나라 후손인 주왕이 난을 일으켰다.
그러나 결과는 대실패!
주왕은 신라로 도망쳐왔고
그 때 숨었던 곳이 이 산이라고 한다.
그래서 산 이름이 주왕산이요
절 이름은 주왕의 아들의 이름를 따 대전사인 것이다.
절 뒤로 보이는 큰 바위가 끝내준다.
녹음이 우거진 산 위로 우뚝 솟아있다.
계속 눈이가는 절경이다.
주왕산의 여러 기암괴석들과 협곡, 폭포들은 화산활동으로 인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저 기암은 크기가 특히 엄청나다.
얼마나 큰 폭발이었을까?
잘 상상이 안간다.
보광전의 석조여래삼존상.
대전사는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이후 절은 전란 때 불타고 훼손되었고
조선시대 중건한 모습이 현재 모습이라고 한다.
삼존상도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안내판을 보니 이 삼존불상이 특이점은
사자 세마리라고 한다.
보통은 연꽃이 불상을 받치고 있는데
가운데 불상을 자세히 살펴보니
정말 사자 세마리가 불상을 받치고 있었다.
여름날의 꽃들!
큼직한 송이송이 작약꽃
집에 데려오고 싶었다.
아들바위.
바위를 등지고 서서
가랑이 사이로 돌을 던져서
바위에 올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얽힌 바위라고 한다.
허허허.
별게 다있다.
수달래.
봄철에 오면 분홍빛 꽃들이 잔뜩 피어있다고 하더라.
완전 장관일 것 같다.
주왕산 오르며 든 생각은
봄이랑 가을에 진짜 멋있겠다는거.
계절 지나고 다시 와보아야겠다.
어렵지 않은 산행.
등산로가 평탄해서 부담없이 갈 수 있었다.
작년 월악산 갔을 때는 오르락 내리락
나중에는 너무 힘들어서 죽을 것 같았는데
이렇게 설렁설렁걸으며
아름다운 산을 볼 수 있으니 너무 좋았다.
자주 오게될 것 같은 기분.
주왕암.
주왕이 숨어있었다던 곳이다.
주왕산의 모든 것들은 주왕과 얽혀있다.
그리 와닿지는 않는 스토리들이지만
자연의 웅장한 모습에는 마음이 울린다.
주왕암 뒷편으로는 주왕굴이 있다.
거대한 바위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그래서 주왕산은 석병산으로 불리기도 했었다고 한다.
바람 솔솔 불어오던 골짜기.
한여름 뜨겁게 데워진 공기는 위로 솟아오르고
밀도차에 의해서 바람이 분다고 한다.
무더운 여름 골짜기 앞에 서있으니
무척 시원했다.
많은 등산객들이 골짜기 앞에서 숨을 골랐다.
청학과 백학이 둥지를 틀고 살았다는
학소대(鶴巢臺).
거대한 바위들이 하늘로 높이 솟아 있었다.
자연의 웅장함에 경탄이 나온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었구나,
괜히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산을 많이 다녀보지 못한 탓일까?
흔히 내가 봐오던 우리나라의 산과 다른 모습이라서 기이했다.
용추폭포를 보러 가는 길 만난
용추협곡.
협곡 사이로 등산로가 나있었다.
그 사이로 지나가며
가까이서 기암괴석들을 보았다.
정말 입이 떡 벌어지는 장관이었다.
용 꼬리 모양의
용추폭포.
안에 들어가볼 수는 없는
관상용(?) 폭포였지만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물이 어찌나 맑던지!
물 안의 돌맹이들까지 세세히 잘 보였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이름이 용 꼬리 폭포니 그럴만도 하다.
잔잔한 폭포 소리가 귀를 깨워주었다.
더 올라가면
또 다른 폭포들을 볼 수 있었으나
배도 고프고
더 가면 내일 출근이 힘들 것 같아 돌아섰다.
돌아가는 길은 왔던 길을 다시 가는 것이다.
주왕산과 안녕하기 전에
대전사 앞 벤치에서 조금 쉬며 기암을 바라보다가
이제 마지막 클라이막스
달기백숙을 먹으러 갔다.
달기백숙 소자와 사과 동동주를 시켰다.
푸짐하게 상이 차려지고 흡입시작!
달기약수를 넣어 만들어서
약간 푸른빛을 띈다.
유명한 곳에 가서도 먹어봤는데
달기백숙 맛은 다 비슷한거 같다.
어딜가는 등산 후에 먹는다면 다 꿀맛인거 같다.
맛나게 먹고
주변 경치 보며 푹 쉬었다.
배는 부르고 등산 후라 힘은 빠져있고
나른나른 졸음이 몰려왔다.
역시 배부르게 먹어줘야
만족스러운 여행이 된다.
여름날 주왕산 산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