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NA Jul 04. 2018

씨엠립 벵밀리아 투어하러 가는 길에 푸념글

캄보디아에서 맞이하는 두번째 아침.

게스트하우스에서 제공하는 조식을 먹으려고 일찍 일어났다. 이 게스트하우스에 숙박한 이유는 여기서 제공하는 투어를 신청하기 위해서였다. 내가 정말 가고 싶었던 투어는 뱅밀리아 관련 투어였는데, 하필 내가 머무는 날에 손님이 없어서 투어가 무산이 되었고 어쩔 수 없이 다른 게스트 하우스에 투어를 신청해야했다.


머물렀던 게스트하우스


지금 생각해보면 왜 숙소를 투어하는 곳으로 바꾸지 않았던 것인지 후회스럽기도 하다. 시간 대비 비효율적이였고 무엇보다 숙소가 생각만큼 좋지가 않았다. 숙소 화장실에 불개미가 너무 많아서 질겁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한인 게스트 하우스에 묵는 메리트는 한식이나 의사소통 정도였다. 그런데 캄보디아는 영어가 잘 통해서 우리말 쓸 일이 전혀 없었다. 그렇다면 한식이라도 맛있어야 하는데 숙소 조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한식이 아니었다. 밍밍한 카레가 나왔기 때문이다.

사장님이 상주하지 않아서 사장님 아들에게서 정보를 얻었는데 무척 어리숙했고 받았던 정보도 틀렸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질 않았다. 내가 정한 목적지까지 툭툭 비용이 얼마나 나오냐고 혹시나 싶어 물어 보았더니 훨씬 과하게 비용을 이야기를 해서 깜짝 놀랬다. 미리 인터넷이나 책으로 알아보았던 내 정보가 맞았다.



그런데 이미 모든 일은 일어나버렸고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었다. 그래도 하루 36달러, 나름 저렴한 비용으로 이곳에 머물렀으니 잊어버리자. 물론 다음에 캄보디아에 또 오게 된다면 돈을 더 주고 호텔에 묵을테다.


그냥저냥했던 조식


조식은 생각했던 것과 무척 달랐다. 밥과 칼칼한 김치찌개, 아니면 매콤한 김치만 있었어도 만족했을 것이다. 그런데 카레가 나왔다. 고형 카레를 넣다가 만 것인지 너무 묽어서 싱겁기 짝이 없었다. 그래도 배고프니 억지로 후다닥 먹었다.

커피가 있길래 한 잔 따라서 마셨는데, 으음? 처음 느껴보는 요상한 향이 나는 커피였다. 캄보디아에서 먹었던 커피에서는 모두 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요상한 향이 났다. 그 향을 뭐라고 표현을 못 하겠다. 개인적으로 캄보디아 커피는 그 묘한 향 때문에 다 별로였으나, 마지막 날 묵었던 보레이 앙코르 호텔의 커피는 끝내줬다. 커피에서 알 수 없는 그 향이 났어도 고소하고 부드러웠다.


투어 집합 장소 찾아 삼만리


투어를 하기 위해 다른 게스트하우스로 찾아가는 길. 오전 7시 50분까지 그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해야 했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서 굳이 이 게스트하우스에 숙소를 잡았건만! 묵고 있던 게스트하우스에서 투어가 무산되었으니 소용 없게 되었다.

게스트하우스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지도를 보고 길을 찾아갔다. 길을 잘 못찾아서 이리저리 헤매고 다녔다. 그러다가 툭툭기사들이 모여있는 어느 골목을 지나게 되었다. 툭툭 기사이니 길을 잘 알 것 같아서 지도를 보여주며 길을 물었다. 그런데 갑자기 자기들끼리 눈빛 사인을 주고받더니 몇 달러만 자기들에게 주면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게스트하우스 찾아서 걷고 또 걷고


돈을 달라는 소리에 포기하고 그냥 우리가 찾아보자 마음 먹고 길을 걷다보니 바로 코옆에 게스트하우스가 있었다. 앞에 두고 몰라본 우리도 바보지만, 바로 옆에 있는 장소를 알려주지 않고 돈을 요구했다는 사실에 너무 충격을 받았다. 정말 너무하다 싶었다. 순박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다 그런건 아닌가보다. 순박하다는 생각도 나의 고정관념이겠지. 그냥 어느 나라든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다 있는건데 말이다.


돌아다니는 들개는 약간 위협적이었다


겨우 제 시간에 도착해서 정산하는 분에게 두명의 투어비 170달러를 내밀었다. 투어비가 생각보다 비쌌는데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투어는 뱅밀리아와 똔레삽을 둘러보는 코스였다. 오전에 뱅밀리아 유적을 관광하고 개인적으로 점심시간을 가진 뒤, 오후 3시부터 똔레삽을 구경하고 저녁 무렵 씨엠립 시내에서 헤어지는 일정이었다.

우리 둘 그리고 투어 신청객들 몇몇, 한국인 가이드, 가이드분을 보조하는 캄보디아인 가이드, 운전사까지! 이렇게 모두 큰 차에 올라 뱅밀리아로 향했다. 꽤 많은 거리를 달렸다. 가는 길에 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지나치게 되었다. 마침 결혼식 시즌이었기에 마을 주민들끼리 모여 결혼식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씨엠립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도시라서 집값이 보통 마을들과는 다르고 물가도 훨씬 비싸다고 하더라. 캄보디아가 최빈국이라는 정보를 접하고 여행을 갔었는데 의외로 물가가 저렴하지 않아서 놀랬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 보통 캄보디아인들이 사는 씨엠립 외곽 마을에 가면 모든 것들이 정말 싸고 그게 진짜 캄보디아의 모습이라고 가이드가 이야기 했다.


대나무 통을 굽고 있는 중


잠깐 차를 세우고  알 수 없는 곳에서 내렸다. 하얀 연기가 화르륵 눈앞을 지나다녔다. 무엇인가 살펴 보니 기다란 대나무들이 불에 달궈지고 있었다. 이곳에서 잠깐 쉬면서 요기를 한 뒤에 출발한다고 했다.


모양은 이래도 맛있었다


대나무 속에 찹쌀과 코코넛 밀크를 섞어 찐 요리인데  이곳에서 자주 먹는 음식이라고 하더라. 사실 캄보디아 전통 음식이라며 이름을 알려 주셨는데 잊어 버렸다. 코코넛 밀크의 맛이 무척 고소했다. 마치 떡을 먹는 기분이었다. 맛있게 먹고 화장실에 잠깐 들렀다가 우리가 탄 차는 이제 곧장 뱅밀리아로 달려갔다.

매거진의 이전글 씨엠립 펍 스트리트 밤거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