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루에 올라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밀양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영남루 근처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려 언덕배기 길 올라서면 영남루에 다다른다.
곳곳에 매화가 피어있어 향기 가득한 밀양.
본래 이곳에는 신라 경덕왕 때 창건된 영남사라는 절이 있었다.
절이 폐사되고 흔적만 남게되어 고려 공민왕 때 밀양군수가 옛 절의 이름을 따 영남루를 지었다.
이후 화재를 당해 훼손되었다가 조선 헌종 10년에 재건된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영남루는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우라나라의 3대 누각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자자한 명성답게 영남루에 올라서니 밀양을 한 눈에 보는 듯한 조화로운 풍경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이 영남루에는 유명한 전설이 하나있다.
조선 명종 때 밀양부사 윤동옥에게는 아름다운 딸 아랑이 있었는데, 통인(수령의 잔심부름을 하던 사람)이 남몰래 아랑을 사랑하고있었다.
통인은 아랑의 유모와 모의하여 아랑을 영남루로 불러내어 겁탈하려다 실패하여 죽이고 대나무밭에 시체를 버린다.
윤동옥은 딸 아랑이 남자와 눈이 맞아 도망친 것으로 생각하고 밀양부사직을 사임하고 고향으로 떠나고 만다.
그 이후 새로 부임해온 밀양부사마다 부임 첫날밤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유인 즉슨 한을 풀고 싶은 아랑의 원혼이 부임 첫날밤마다 사또를 찾아갔으나 귀신을 보고 놀래 혼절하여 죽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이수사라는 사람이 밀양부사를 자원하여 왔는데, 그는 첫날밤을 지내고도 목숨이 무사했다.
그날 밤 아랑의 원혼을 만나 억울한 이야기를 모두 들었던 이수사는 통인을 처형하고 아랑의 시신을 수습하여 제사를 지내주니 그녀의 원혼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아랑 전설을 모티브로 아랑사또전이라는 드라마를 이 곳에서 찍었다고 하더라.
신발을 벗고 영남루에 올라서본다.
흐르는 밀양강과 밀양교의 모습, 그 뒤로는 산 능선의 모습이 하늘에 수묵화를 그려논 듯 하다.
밀양강을 유유히 떠다니는 오리배들도 눈에 띈다.
밀양 시민의 휴식처이자 외지인들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관광 명소이다.
강변이라 그런지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 꽤나 쌀쌀했다.
무더운 여름철 더위를 식히기에는 제격일 듯 한 장소이다.
영남루에서 내려와 밀양 시장에서 사온 꽈배기를 또 꺼내어 먹었다.
자꾸만 먹게되는 중독성 있는 맛.
밀양 하면 이 꽈배기가 떠오를 정도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나무에 목련 송이 송이들이 가득하다.
곧 있으면 활짝 피어나 화려한 모습을 내뽐내겠지.
영남루를 뒤로하며 짧은 밀양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