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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A Jun 14. 2017

북적이는 시부야 거리에서

시부야 하치이야기와 스크램블 교차로, 모토무라 규카츠



호텔에서 설렁설렁 걸어 타마치역으로 왔다.

 지하철을 타고 시부야역에 도착해 역사 밖으로 나왔다.

핸드폰을 꺼내어 구글 지도를 켜고 도쿄 서브웨이 티켓을 사러 빅카메라로 향했다.



귀여운 하치 캐릭터



역 밖으로 나와 보게 된 하치 캐릭터!

언제였는지 확실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릴적 어디에선가 하치 이야기를 들었다.

'하치'는 주인이었던 어느 노교수의 출퇴근 길을 항상 배웅했었다.

그러나 어느 날 교수가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하치는 영문도 모른채 늘상 그래왔듯이 역에 찾아가 교수를 기다렸다.

그렇게 기약없는 기다림은 하치의 생이 끝나는 날까지 계속되었다.

하치가 기다리던 역이 바로 시부야역이다.

 그래서 시부야역에 하치 동상이 세워져있는 것이다.


하치의 삶이 우리에게 울림을 주는 이유는 순수한 사랑 때문이 아닐까?

변하고 퇴색되기 쉬운 우리의 마음과는 달리 하치는 처음 가졌던 순수한 사랑을 머금고 일생을 살았다.

그것이 너무나 눈물겹고 대단한 일로 다가오기 때문에 하치를 기억하고 싶은 것은 아닐런지.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구글 지도를 보며 빅 카메라를 찾아가는 길, 시부야에서 유명하다는 스크램블 교차로를 만나게 되었다.

 햇살이 강렬해서 눈앞의 건물들 뒤로 후광이 비치는 듯 했다.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내가 갔던 때에는 스크램블 교차로가 생각보다(?) 덜 복잡했다.

많은 사람들이 횡단보도 앞 인도에 서있었다.

 초록빛으로 신호가 바뀌자마자 일제히 사람들이 걷기 시작했다.

좌우로 상하로 대각선으로 군중이 섞이고 나도 그 틈에 끼어들었다.

알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근처 백화점 옥상에서 이 모습을 바라보면 장관이라 하더라.

그런데 그렇게까지 시간을 투자해서 지금 당장 보고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그래 한번 건너보았으면 되었지, 구글 지도를 바라보며 곧장 목적지를 향해 걸었다.



도쿄 서브웨이 티켓



빅카메라에 도착해서 도쿄 서브웨이 티켓 72시간 권을 구입했다.

미리 이 티켓의 존재를 알았더라면 나리타 공항에서 곧장 샀을텐데 번거롭게 되었다.

 이 티켓이 필요하다면 공항에서 사는 것이 제일 편리한 방법이다.


도쿄 서브웨이 티켓은 여권을 소지해야만 살 수 있는 외국인 전용 교통 티켓이다.

빅 카메라에서 여권 확인을 하므로 여권을 챙겨가야 했다.

그리고 현금결제만 가능하다는 점.


도쿄에는 여러 회사의 지하철이 있는데 도쿄 서브웨이 티켓으로는 도쿄 메트로, 도에이 지하철만 무제한 탑승이 가능하다.

도쿄 서브웨이 티켓을 구입하고 첫 사용시 그 일자와 시간이 카드 뒷편에 찍혀나온다.



모토무라 규카츠



도쿄 서브웨이 티켓을 샀으니 이제 이동이 자유로워졌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출출한 배를 채우기로 했다.

 마침 도쿄에서 유명한 '규카츠'를 파는 식당이 근처에 있었다.


'모토무라 규카츠'라는 이름을 가진 식당인데  평소에는 줄이 무척 길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갔었던 모토무라 규카츠는 대기줄이 없었다.

본점이 아닌 시부야점이라 그런 것일까, 아니면 점심 때를 놓친 어중간한 시간대라 그런 것일까?

 지하로 통하는 계단을 내려가서 곧장 자리를 잡고 주문을 했다.

 결제는 오직 현금으로만 가능했다.





양이 적은 듯 보였으나 다 먹으니 배가 꽤 불러왔다.

 규카츠 앞에 화로를 놓아주는데 기호에 맞게 약간씩 익혀먹어도 좋다.

여러 소스들이 있었지만 살짝 익힌 고기에 와사비를 조금 얹어 먹는 것이 제일 맛있었다.






특히나 좋았던 것은 마밥!

작은 종지에 담겨나온 간이 된 마를 밥에 넣어 슥슥 비벼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특유의 미끈거리는 느낌을 좋아하지 않아 마밥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내 입맛에는 딱이었다.






밖으로 나오니 해가 서서히 저물어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미리 예약했던 재즈 공연이 시작되기까지 시간이 꽤 남았다.

시부야 말고 다른 곳에 더 가보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고 나카메구로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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