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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A May 25. 2017

도쿄 여행의 첫 시작







여행 당일 아침까지도 정신없이 짐을 싸다가 택시를 타고 대구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 도착해서 밥을 두둑히 먹어두고 비행기에 올랐다.

왜냐하면 내가 타고 간 티웨이 항공에서는 따로 기내식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전에 미리 예약하면 식사가 가능하지만 굳이 그러고 싶지는 않더라는...)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여행이 시작되는 기분이 들었다.

잠들었다 깼다를 반복하며 유리창 너머로 이색적인 풍경을 바라보았다.

두근두근 도쿄에 드디어 가는구나.



대구 공항에서 비행기에 오른 뒤 2시간여가 흘렀다.

도쿄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

넓직한 통유리창이 인상적인 공항이다.



의외로 빨리 끝난 입국 심사, 짐을 찾고 나와 한숨 돌렸다.

곧바로 예약해둔 호텔로 가기 위해 열차 타는 곳으로 향했다.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시내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보편적이다.

자신이 가야할 목적지에 따라서 스카이 라이너를 탈 것인지 스카이 액세스를 탈 것인지 선택하면 된다.


내가 예약해둔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역은 미타(Mita)역이었는데 스카이 액세스를 타고 가면 환승 없이 한번에 갈 수 있었다.

반면에 스카이 라이너는 중간에 환승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존재했다.

게다가 가격도 2배나 더 비싸니, 당연지사 스카이 액세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나리타 스카이 액세스를 타면 미타역으로 곧장 갈 수 있다.


스카이 액세스를 어디서 타는지 몰라서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아갔다.

데스크에 서있는 언니에게 어줍짢은 일본어로 여쭤보았더니, 답변을 일본어로 하셔서 하나도 못알아 들었다.

모르면 그냥 영어로 물어봐야지 괜히 일본어를 썼다가는 본전도 못 찾게 된다.

전혀 못알아듣겠다는 멍한 표정을 지으니 갑자기 유창한 한국어로 설명해 주셨다.

듣고 순간 머리에 돌을 맞은 듯 했다.

일본어와 영어로 이야기했던 순간들이 바보같아졌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층 내려가서 안내 표지판을 따라 스카이 액세스를 타러 갔다.

스카이 라이너와 스카이 액세스는 같은 곳에서 타기 때문에 스카이 라이너 표지판을 따라 가면 된다.

역무원에게 스카이 액세스로 미타역까지 간다고 이야기하니 편도 1380엔짜리 표를 끊어주셨다.


스카이 액세스 시간표(터미널 2,3 에서 출발)
스카이 라이너 시간표(터미널 2,3에서 출발)


미타역에 도착해 밖으로 나오니 쨍한 햇빛 때문에 눈이 부셨다.

푸르딩딩한 하늘이 좋았던 날이다.

구글 지도를 보며 10분여간 예약해둔 호텔을 향해 걸었다.

가는 길에 마주쳤던 도쿄 골목골목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높은 고층 빌딩들과 도시를 가르며 솟아있는 콘크리트 다리가 신기했다.

콘크리트 다리 위에 놓인 철길로 열차들이 자주 지나다녔다.

빌딩 사이사이를 유영하는 듯한 열차의 모습을 보니 마치 미래도시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호텔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고층에 오른다.

방문을 열고 들어서니 일본의 전형적인 비지니스 호텔다운 모습이었다.





방은 그렇게 넓지는 않았다.

하지만 있을 건 다 있는 방이었다.

조그만 냉장고, 데스크와 의자, 중간 사이즈의 티비, 푹신한 침대.

화장실에 가보니 욕조도 구비되어 있었다.

늦은밤 뜨끈한 물을 받아놓고 반신욕을 하며 피로를 풀 수 있었다.



호텔 방 안에서 보이던 풍경


블라인드를 걷어내니 햇살이 들이쳐 어둡던 방 안이 순식간에 밝아졌다.

창문 너머로는 낯선 도시의 풍경이 드러났다.

이 호텔에 이틀을 머물렀는데 어색하기만했던 풍경은 금새 익숙해졌다.


캐리어를 방 안에 던져두고 몸을 가볍게 한 뒤 호텔을 나왔다.

햇살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청명한 날이었다.

 이렇게 맑은 날은 정말 오랫만이었던터라 거리를 걷는 것 만으로도 신이났다.


호텔에서 타마치역 가는 길


호텔을 나와 타마치역으로 향했다.

호텔 올 때는 미타역에서 내려 걸어왔었는데 괜히 다른 길로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타마치역으로 가서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

행선지는 시부야역에 있는 빅 카메라. 도쿄 서브웨이 티켓 72시간짜리를 사기 위해서였다.



도쿄 서브웨이 티켓 (72시간)


도쿄 서브웨이 티켓은 여권을 소지해야만 살 수 있는 외국인 전용 교통 티켓이다.

나리타 공항에서 살 수 있었건만 뒤늦게 티켓의 존재를 알게 되어서 또 다른 판매처인 시부야의 빅 카메라로 향하게 되었다.


도쿄에는 여러 회사의 지하철이 있는데 도쿄 서브웨이 티켓으로는 도쿄 메트로, 도에이 지하철만 무제한 탑승이 가능하다.

JR 야마노테선은 탈 수가 없으나 도쿄 서브웨이 티켓으로 근처 역에 내려 걸어가면 되므로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서브웨이 티켓을 구입하고 첫개시를 하면 카드 뒷편에 날짜와 시간이 찍혀나온다.


귀여운 맥주들이 많다


타마치역 가는 길, 날씨가 너무 좋아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한 잔 사서 마시며 가기로 한다.

배도 고파져서 맥주 사는 김에 삼각김밥도 하나 집어들었다.

다 일본어로 적혀있던 터라 무슨 맛인지 알 수가 없어 손에 잡히는대로 들고왔는데 꿀맛이었다.


맥주 마시며 보던 풍경


시원한 맥주로 갈증을 풀며 입에 착착 감기는 삼각김밥으로 배를 채웠다.

잠깐 다리 위 난간에 서서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때아닌 식사를 했다.

아른아른 물가에 비치던 건물과 하늘의 반영이 기억에 남는다.

시야의 끝에는 뭉게구름이 가득 피어있었다.

 느낌이 참 좋았던 여행의 첫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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