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치기로 떠난 청도 여행
무더운 어느 여름날
연꽃이 가득 핀 청도읍성으로 향했다.
차를 세우고 청도읍성에 찾아가는 길, 담 너머로 가득한 꽃이 기억에 남는다.
쨍한 햇살을 머금은 선명한 원색이 화사하게 거리를 비춰 주었다.
덩쿨 무더기 밑으로 주황색 꽃잎들이 흩어져있었다.
인동덩굴이라고 불리는 식물인데 초여름에 이렇게 꽃이 핀다.
왜 인동(忍冬)이라는 이름이 붙었나 보니
추운 겨울에도 죽지 않고 견뎌내기 때문이다.
분홍빛 꽃봉오리와 그 봉오리에서 핀 노란 꽃잎이 서로 너무 다른 색이라
확연히 대비되어 눈길이 자꾸만 갔다.
읍성 가는 길 어느 집 마당의 정원.
언젠가는 마당 있는 집에 살며 이렇게 정원을 가꾸고 살아가리라
매번 생각하는데 과연 언제쯤이나 현실로 가능할까?
상상만해도 참 행복하다.
현실에서는 이뤄지기 너무 힘드니 계속 나중으로 미뤄지는 나의 꿈들,
그래도 계속 바라고 바란다면 결국 이뤄질 수 있겠지?
청도에서 유명하다는 '꽃자리'라는 한옥카페를 지나 청도읍성에 들어선다.
푹푹 찌는 여름 날,
구름이 약간 낀 흐리흐리한 하늘 아래 펼쳐진 읍성과 연밭의 모습.
풍경은 너무 아름다운데 주기적으로 숨이 턱턱 막혀오고 이마에서 땀이 흘러내렸다.
더워도 아름다운 청도읍성과 붉은 양귀비 꽃밭!
여느 꽃축제 처럼 사람들로 가득차있지 않고 한산하고 조용해서 좋았다.
눈을 확 잡아끌던 붉은 양귀비 꽃밭을 지나와서
푸릇한 연 잎파리들과 색색의 연꽃들을 보러 왔다.
읍성 너머로 보이는 산 능선이 무척 아름다웠다.
깃발은 더운 바람에 부대끼며 펄럭였다.
못 안은 연들로 빽빽히 차있다.
그 빽빽한 연들 사이사이로 연분홍 꽃이 가득 피어 있었다.
양귀비와 연을 보고는 왔던 길을 돌아가 주차한 차를 찾아 나섰다.
너무 더웠던 날이라서 꽃도 꽃이지만 에어컨 빵빵한 시원한 차에서 쉬고 싶었다.
우리나라 여름이 이렇게 더웠었나?
괜히 매년 더 더워지는 느낌이다.
어느 집 담벼락 너머 삐죽 솟아오른 붉은 꽃,
나중에 커다란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릴 석류꽃을 바라본 뒤 청도읍성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