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교 1학년 때 남편을 만나, 지금까지 함께 했으니.
내 인생의 절반 이상을 이 사람과 함께 했다.
남편은 나보다 다섯 살이 많았고, 나에겐 참 어른스러운 사람이었다.
물론, 이 남자도 막내이며 아기 같은 면이 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어쨌든 내가 성인이 되고 난 후, 나의 가치관 형성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남편이 큰 기둥 같다.
부모님보다 더 의지 되고, 남편 말은 다 맞는 것 같고(장기간의 가스라이팅일까.. ㅎㅎ).
남편은 나에게 절대적 신뢰를 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가장 무서울 때는 그런 남편이 아플 때이다.
남편이 아프면 나는 부모님이 아플 때 무력해지는 아이 같은 마음이 된다.
얼마 전 둘이 손잡고 다정히 정신의학과를 갔더랬다. 그러고 나서 남편이 귀가 안 좋다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이비인후과를 갔는데, 당장 입원해야 한단다. 병명은 돌발성 난청.
몇 년 전 대상포진에 이은 두 번째 입원.
그래도 많이 통증이 심하거나 그런 상태는 아니어서 남편은 스테로이드를 엄청 먹고, 몸을 쉬게 하며 치료를 하고 퇴원을 했다.
그리고 일주일쯤 지났나.
출근한 지 얼마 안 된 남편이 전화를 했다.
"나 또 입원해야 돼"
또 같은 증상이란다.
지난번 보다 증상이 조금 더 심하다고 한다.
한쪽 귀가 안들린다고 했다.
무섭다.
내 암 보다, 남편의 돌발성 난청이 더 무섭다.
어떤 마음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사람이 쓰러진다면 나는 너무 무서울 것 같다.
이런 내 맘을 너무 잘 알아서 아파도 아프다고 못하는 남편.
가끔 힘이 되는 게 아니라 짐이 되는 것 같아 미안하다.
더 이상 아이 같을 순 없다.
나도 남편에게 의지가 되는 사람이어야 한다.
남편이 아파도 맘 놓고 기댈 수 있도록.
나도 그에게 기둥이 될 수 있도록.
그래도 남편아...
안 아프면 안 돼?
아프지 마라~~~
나 진짜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