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이웃이 살고 계셨네요.

말 한마디의 따스함.

by 붙박이별

나는 몇 개의 회사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사택에 산다.

아파트, 특히 사택이다 보니 반려견을 키운 다는 게 조금 더 조심스럽다. 다행히도 우리 집 개님은 짖음이 심하진 않아서 벨소리가 울릴 때 빼고는 잘 짖지 않는다. (라고 생각하고 싶다)


내가 좋아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개를 예뻐한다고 생각하진 않기 때문에, 산책시킬 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신경을 쓰는 편이다. 사택 특성상 젊은 부부들이 많고, 그만큼 어린아이들도 많은 편이라, 특히 아이들을 만나면 아이들이 개를 보고 놀라지 않을까 걱정이 되곤 한다.


1년을 넘게 살면서 아이들을 직접 적으로 만나는 횟수가 적었고 우연히 만난 아이들도 별로 개를 겁내지 않아 해서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난 산책을 시키다 누군가를 마주치면 혹시 피해가 될까 많이 긴장하곤 한다.

나는 다리가 불편하기 때문에 만약의 경우에 빠른 대처가 어려워 더욱 그런 것 같다.


우리 집은 3층인데 거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만, 엘리베이터가 너무 내려오지 않을 때는 천천히 계단을 이용하곤 한다.

우리 집 개는 다리가 불편한 나보다 한두 계단 먼저 올라가곤 한다.


그날도 계단을 이용해 조심히 올라가고 있었는데, 2층에서 아이가 개를 보고 멈칫하는 게 느껴졌다. 계단에서 누굴 마주친 적은 처음이기도 하고, 아이가 너무 놀라진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되자 너무 당황스러웠다.

일단 목줄을 꼭 잡고 개를 옆으로 비키게 하고 아이를 살폈다. 그리고 좀 무리해서 계단을 빨리 올라가려 했다.(나는 낯선 사람을 어려워하는 편이다)


그때, 함께 있던 아이의 엄마가 아이에게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우와, 우리 아파트에 귀여운 강아지가 살고 있었구나."

엄마의 말을 들은 아이는 웃으며

"응, 쪼꼼 해요."라고 말했다.

아이의 얼굴을 보진 못했지만 아이의 당황함이 따스함으로 바뀌는 느낌을 받았다.


엄마의 그 말이 아이의 긴장도 나의 당황함도, 한순간 안심으로 바꾸어 놓았다.

순간, 그 엄마의 한마디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그분은 잘 모르실 거다.

집에 들어오며 생각했다.


'그런 엄마와 함께 지내는 아이는 얼마나 예쁘게 커갈까'


미안함과 감사한 마음을 담아, 아이가 건강하고 따스한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