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내 아가..
*이글은 픽션과 논픽션이 섞인 글입니다.
엄마와 두 아이가 손을 꼬옥 잡고 길을 걷고 있다.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눈앞을 가린다.
쌍둥이 남자아이 중 형인 아이가
엄마의 손을 잠시 놓고 앞으로 뛰어간다.
아이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길가에 퍼진다.
그때, 엄마 옆으로 검은 차가 지나간다.
그리고 아이의 소리가 멈춘다.
엄마의 심장이 순간 나락으로 떨어진다.
엄마는 동생의 손을 놓고 검은 차를 두드린다.
소리를 지르며
벗겨진 신발 따위는 신경 쓸 정신도 없이
미친 듯이 차를 멈추기 위해 두드린다.
드디어 차가 멈췄다.
엄마는 아스팔트 바닥에 엎드려 바닥을 본다.
아이가, 내 아이가 거기 있다.
아이가 엄마를 본다.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분명히 입모양으로 엄마를 부르고 있다.
엄마는 일어나서 차를 민다.
미친 듯이 울며 차를 든다.
내 아이가 살아있다.
아이를 꺼내야 한다.
신이여...
제발 저에게 힘을 주시기를.
내 생명을 대신 주어도
저 아이를 꺼낼 수 있는 힘을 주시기를
엄마는 눈물 콧물을 쏟아내며
멈추지 않고 차를 든다.
멀리서 구급차 소리가 들리고
신의 힘이 아닌 기계의 힘으로 차가 들리고
나의 아기가 차 밖으로 꺼내졌다.
피투성이가 된 아이는
더 이상 눈을 뜨고 있지 않았다
더 이상 엄마를 부르지도 않는다.
옆에서 검은 차의 운전자는
햇빛이 너무 눈부셔서 앞이 안보였다 하고,
아이가 차도로 갑자기 뛰어내린 줄 몰랐다 하고.
쌍둥이 동생은 형의 얼굴에 묻은 피를
옷소매로 닦으며 '형, 형' 하고 울고,
주변의 누군가는 엄마에게 아이의 이름과 나이를
물으며 '어머니, 어머니, 대답해 보세요' 한다.
엄마는 그 소리들을 뒤로하고
아이에게로 엉금 기어가
검은 타이어 자국 선명한
납작해진 아이의 가슴팍에
머리를 대어 본다.
얘야,
얼마나 놀랐니,
얼마나 아팠니,
저까짓 차 하나 뭐라고
엄마가 들지도 못하고
엄마가 이렇게 못나서
너를 보내니...
다시 태어나면
내 아들 말고
힘센 엄마 아들로 태어나
잘난 엄마 아들로 태어나
아프게 일찍 가지 말고
행복하게 천년만년 오래 살다 가거라.
아가...
하늘나라 가는 길...
넘어지지 말고 조심히 가거라...
내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