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다짐하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그 누구의 도움 없이, 나 혼자의 힘으로 일어나 보기를..
회사를 그만두고 벌써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몸과 마음이 지치고 인간관계의 회의감을 느껴 살게 된 어느 작은 시골마을. 신도시와 서울 수도권에서 사는 삶과 또 다른 삶을 경험하고 있다.
회사를 그만두고, 가족과도 거리를 두다 보니 핸드폰으로 전화를 받아본 지 얼마나 됐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저 핸드폰은 나의 마음을 기록하는 노트가 되거나, 무료함을 달래주는 유튜브와 인스타를 보는 용도가 되었다.
그래도 이곳에서 가장 열심히 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건 바로 블로그이다. 처음에는 나의 솔직한 마음을 작성하는 일기장으로 시작을 했지만 이것저것 나에게 날아오는 홍보 메일들은 나의 식비를 아껴주는 체험단으로 변질되었다.
사진과 영상을 좋아하고 예전에 사용하던 카메라를 꺼내어서 사진을 찍고 글을 쓰니 밥을 맛있게 먹고도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특별한 경험은 나도 뭔가를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집에서 밥을 해 먹으면 간단하게 해결할 것도 밖에서 맛있는 메뉴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다행이지 않나 싶다. 하지만 신도시 외곽 시골마을에서 차를 타고 나가 지하철이나 버스정류장 근처에 주차를 하고, 버스를 타고 나가는 것도 점점 부담스러워지는 것 같다.
막상 서울에 살았을 때는 직장생활과 스트레스로 블로그 체험단처럼 괜찮은 취미로 좋은 경험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왜 굳이 시골에 들어와서 다시 나가는 것을 반복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고 그런 삶이 싫은 건 아니다.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들로 하루를 채워나가는 삶도 어색하지만 보람 있게 느껴지는 때도 많다.
타인이 정해주는 삶에 안정감을 가지고, 책임감을 나누어주는 삶은 언젠가 터지기 마련이다. 그것을 깨닫고 독립을 하고 그들의 품에서 벗어나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스스로 하려고 하니 내가 잘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고, 칭찬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지만 주위에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다기보다는 말하기 싫은 것 같다.
또 이래라저래라 할까 봐
돌이켜보면 열심히 살아왔지만, 살면서 나에게 나 스스로가 '잘하고 있어!'라고 물어본 적이 있나 싶다.
줄어드는 통장 잔고를 보면서 다시 누구 밑에 들어가서 월급을 받고 일을 해야 하나 생각이 든다.
평생 직장인이 되기 위한 삶을 20년 넘게 준비하고 들어갔지만 정작 삶에서 중요한 건 직장이 아닌 내 마음을 다루는 방법이나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 더 중요하지 않나 싶다.
문제를 열심히 풀고, 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인생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저 선택과 과정만 있을 뿐 답이란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고, 알아가는 과정을 스트레스로 생각하고, 자습지 뒷편 답을 찾는 버릇은 빨리 답을 알 수 있지만 인생에 어떠한 도움을 주지 않는다.
죽음으로 가는 과정 속에서 나만의 답을 찾고 그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건 내가 여태까지 배워온 방법이 아니어서 어색하고 이상하다.
평소에 말을 할 때는 두서없이 이런저런 단답형만 해왔는데, 글은 뭔가 새로운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렇게 마음 한편이 뭔가 적고 싶을 때 브런치를 켜야겠다. 생각이 든다.
처음에 이곳에 들어왔을 때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인생이니 후회 없이 해보고 싶은 거 다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들어왔는데 막상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뿌연 안갯속을 뛰면서 언제 도착할 수 있을까 막막한 마음이 지칠 때마다 너무 많이 든다.
나를 알아가는 과정은 너무 부끄럽고 우울하다. 그렇다고 어두운 사람은 아닌데 글을 쓰다 보면 자꾸 이렇게 되는 걸 보니 아직 마음 깊숙이 상처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