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의 종말

누가 나 좀 말려주세요.

by 새롭게 리플랜

내가 좋아하는 영상일을 하며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고,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렇게 할 수 없을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을 원 없이 할 수 있다는 장점은 나를 포기할 수 없게 만들었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기 싫다는 마음을 계속 되새기게 했다. 그것은 핸드폰 저전력모드 상태에서 미래에 나의 체력을 보조배터리처럼 끌어다 쓰는 상태를 만들었다.


남이 우리 회사에 돈을 지불하고 정해진 시간에 공개를 해야 하는 업무이기에 나는 그 사람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을 하고 끝났다는 말이 나오기 전까지는 군대 5분 대기조처럼 항상 켜져있어야 했다.


밤늦은 시간에도, 주말에도, 영상이 오픈하고도 뭔가 수정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언제든지 회사에서 연락이 왔고, 못하겠다는 말은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책임을 지기로 한 이상 절대 입 밖으로 나오면 안 되는 최후의 보루 같은 말이기에 나는 단 한 번의 불만도 없이 회사로 달려갔다.


이런 삶은 나를 1년 만에 팀장님이 나가 서면 팀장으로 만들어주었고, 월급이 1년 만에 30만 원이나 오르는 쾌거를 만들어 주었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구나...



세상에 쓰임 받는 존재가 되고 내가 없는 회사가 돌아가지 않을 거라는 마음은 나를 자부심 있게 만들었고, 잘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모두 좋아해 주고, 나도 너무 좋았다.


이렇게 열심히 일을 하면서 3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나는 영상을 공부한다고 29살에 영업회사를 때려치우고 나와 어느덧 33살이 되었다.


나의 이 모든 삶의 여정을 옆에서 함께 지켜봐 준 여자친구와 어느덧 5년 이상 연애를 하게 되었고, 집에서 결혼을 해야 하는 시기라는 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저에게 시간을 좀 더 주세요.

결혼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것 같아요.


장남이면서 장손, 그리고 늦어지는 결혼...


33살이란 늦은 나이의 나의 선택은 더욱 나를 조급하게 만들었고, 그 덕분에 내 인생에서 한번 가장 열심히 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한 해를 만들었다.


잠을 자고 나면 바로 회사, 점심을 먹고, 저녁도 먹고, 야식도 먹으며 야근이라는 말이 무색한 철야를 밥먹듯이 하면서 성장과 함께 몸을 갈아 넣었다.


그러면서 나는 일과 결혼을 함께 준비하게 되었고, 신혼여행도 9박 10일이라는 긴 시간을 예약하였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쌓여있는 업무량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아내를 두고 밤낮없이 일을 계속해야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복잡하게 했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던 늘 지지해 주던 아내 덕분에 나는 꿈과 함께 시작한 영상제작 회사를 3년 만에 그만두었다.


하....


아 일도 힘들고,

결혼준비도 힘들고,

왜 이렇게 사는게 힘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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