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하여

왜 사냐고 묻거든

by Honkoni

결국 우리는 사랑 때문에 사는것 같다.

이 세상의 온갖 자기계발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대단한 존재, 너는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 따라서 니 자신을 사랑할 지어다"로 귀결되고 이 세상의 모든 소설은 다양한 형태의 사랑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첫사랑, 둘째사랑, 중년의 사랑, 노년의 사랑 그리고 세상의 모든 이별들...


결국 책 이라는 매개체로 표현되는 모든 이 세상의 이야기가 사랑을 얘기 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이 세상은 그리고 사람의 존재는 사랑받는 존재로 태어나서 줄곧 사랑받다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죽음을 맞이한다는게 사실 삶의 전부가 아닐까.


나 역시,


스무살 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경험하고 이별을 맞아왔었다.

지금의 나는?

사실 미니미를 만난 다음에 내가 지금까지 했던 만남들이 거짓이 아닐까 싶을만큼 미니미는 나고, 나는 미니미다. 이제와서 만난게 너무 아쉽지만, 이제라도 만난게 너무 애틋하단다. 한 남자가 자기의 남은 인생을 걸 때 그 중압감과 진지함은 실로 어마어마 하다.



우리는 많이 싸우고 많이 운다. 나도 울고 미니미도 운다. 그러다가 밥 때가 되면 "우리 밥 먹자" 이러고서 밥을 먹고 사랑을 한다. 그리고 미래를 얘기하고 회사문제를 서로 상담하고 행복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엄청난 대화를 통해서 낸 우리의 결론은 우리는 서로의 일과 꿈을 존중 한다는 것.

종교도 다른 우리는 서로의 종교도 존중한다. 심지어 미니미는 "니가 무슬림 이어도 내가 널 사랑하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 같아" 라고 말했다.

우리는 사랑한다. 끝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게 내가 여태까지 했던 연애와는 다른 점이다.


미니미는 내가 화가 났을 때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고, 그걸 soothing 할 줄도 안다.

회사일을 일일히 다 보고하고 같이 상의하고, 과거의 잘못부터 하나도 숨기지 않고 상의하고 내 의견을 구하는 미니미는 내 스스로 미니미를 존경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나의 사랑을 받아서 영광이라는 미니미에게 내 옆에서 든든하게 지켜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지난 주말에 H를 만나서 브런치를 먹고 새섬을 한바퀴 돌았다.

H는 8살 짜리 아들을 하나 둔 워킹맘. 자기 친구는 전업주부 인데 소위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어 결혼을 깨고 싶단다. (H는 불륜이라거나 바람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곰곰히 생각해 본 후, 자기 친구가 신랑이 아닌 다른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했다)


근데 H는 친구를 비난하지 않았다. 나보다 두 살 많은 H는 되려 나의 동의를 구했다.

"과장님, 우리가 스무살? 이십대 중반이었다면 야 이 미친년아, 애도 있는 여자가 바람이 나냐? 라고 했겠지. 근데 난 지금 친구를 비난하지 않아. 오죽했으면....싶더라... 오죽 신랑이 외롭게 했으면.....얘는 특이하게 신랑이 섹스리스 였대. 집에서 대화도 거의 안하고, 얘는 그냥 전업주부. 근데 옆집 남자가 자기를 여자로 느끼게 해줬대. 그거 이해 가지 않아? 애고 뭐고 눈에 안보일 정도면 사랑 아냐? 삼십대 후반이 되서 보니 그거 사랑 맞아."

나는 H이에게 말했다.


"정말 나쁜건 언니... 다른 남자를 사랑한 그 언니 친구가 다른 남자를 만나면서 가정도 지키고 싶어서 남편과 아이에게 헌신하는 연기를 하고, 또 낮엔은 다른 남자를 만나서 이렇게 쌍방을 속여가는게 나쁜거야. 그게 아니라 본인이 선택 했다면 그건 비난 해서는 안돼.

새로운 사람이 눈에 들어와서 기존의 관계를 끊고 간다는데 그걸 누가 비난해. 자식이 있다고? 그럼 불행한 결혼을 자식때문에 이어나가? 그걸 바라보고 있는 자식들은 그럼 행복할 것 같아? 불행하대. 우리 엄마아빠가 나때문에 이혼 못하는거구나...나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존재구나 하고 생각한대. 그래서 간통죄가 폐지된거 아닐까? 시대에 역행하는 제도잖아. 개인의 사사로운 만남에 국가가 개입해서 유/무죄를 선고하는거. 나쁜건 양쪽다 기만하는 태도일거야. 애인도 만나고 싶고, 가정도 지키고 싶고. 그게 아니라 내가 가정을 깨고 다른 삶을 선택하겠다는데 그걸 어떻게 책망하겠어. 개인이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할 자유가 없어?"


우리는 둘 다 고개를 끄덕였다.

어릴 때는 몰랐던 사랑의 이면...절대적인 관계는 없다는 것...


여자보다 남자의 바람피는 빈도가 더 높다는 가정하에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데 진짜 그럴까 싶지만) 예를 들어 보면 남자 A가 있다.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았지만 이미 애정이 끊긴지 오래... 서로 대화도 없고 전업주무인 아내는 면세점에서 화장품도 하나 못사게 하고 돈돈 거린지 오래... 섹스리스 인지 오래... 그러다가 다른 여자가 생기면 이혼을 하고 다른 인생을 살면 되는거지 그럼 불행하게 수십년을 더 그렇게 살아? 아이가 있어서 ? 그럼 아이가 더 크면? 그럼 내 인생은 ?


제발 철학적으로 상식적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H는 이어서 말했다. 만약에 남편이 다른 여자가 생겼다고 하면 자기는 쿨하게 보내줄거라고. 양육비고 뭐고 받아내 가면서 얽힐 생각도 없다고. 다만 보물 같은 아이는 자기가 키우고 싶다고.

본인도 재혼을 할 지 아니면 돌싱맘으로 살지는 모르겠으나 나 싫다고 떠난 남자도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그래도 한 때는 정붙이고 살던 사람이니 진정으로 원하는 사랑 찾아 떠났으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난 거기에 산통깨는 얘기를 했다.

"역시 여자도 돈을 벌어야해. 직업이 있으니까 혼자 오롯이 온전하게 설 수 있잖아. 전업주부들은 되게 치졸하게 돈돈 거리더라고."


여턴, 결론은 우리는 사랑하고 살지어다.

결혼한 유부들이 다른 사람을 만나서 잠이나 자고 기웃거리는 건 불륜맞다. 그러나 본인이 선택한 이별, 그리고 결혼생활을 그만하고 싶다는 행동을 두고 누가 비난할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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