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헤어지는 하루```

서유미 작가의 단편집을 읽고

by Honkoni

서유미 작가의 장편은 데뷔작 "판타스틱 개미지옥"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때가 2007년 취업을 코앞에 두고 있어서 mental break-down 이었는데 이 훨훨 잘 읽히는 장편소설 덕분에 "내 인생 망하는거 아냐? 내 미래는 어떡하지? 도대체 자소설을 얼만큼 어떻게 또 포장해야 하는거야?" 에 대한 생각을 책을 읽는 순간 만큼은 지울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나서 그 이후에도 장편소설가로만 작가를 기억하다가 서유미 작가의 단편집 모음을 이번에 처음 접하게 된거다. 소실집 제목은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


사실 내가 글 읽는 호흡은 단편보다는 장편에 맞춰져 있다. 아직도 단편소설을 소화하는 법을 잘 모르겟는데 읽을만 하면 끝나버리는걸 보고 대체 처음부터 이렇게 의도하고 쓴건지, 아직 해결은 안된 상태.

그런데 총 6편의 단편중 "개의 나날"이라는 소설은 3일에 걸쳐서 세번을 읽어내려갈 만큼 너무 맘에 들었다.


주인공 "나"가 어렸을때 1년 남짓 보았던 엄마의 옛 남친 "장씨"의 부고를 접하게 되면서 부터 이야기는 시작이 되는데, 무엇보다 "장씨"의 일기장에서 묘사된 내 모습, 그리고 아빠처럼 믿고 따랐던 "나"와 나의 엄마 "인아"보다 "나"가 더 애틋했던 장씨의 감정...


작가는 이런 상황들을 어떻게 이렇게 잘 짚어 냈을까?

야동이나 편집하면서 인생의 바닥으로 살고 있는 주인공 "나"에게 이상하게 몰입이 되고 여자보다 여자의 "아들"에게 연민과 일종의 부성애를 느끼며 1년 이상 꾸준히 무심한 듯한 케어를 해주는 "장씨"를 묘하게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나"를 향해서 이제 정신 차려, 하늘에서 장씨가 지켜보고 있어, 이렇게 루저로 사는거 원치 않을 거야. 이제 조와 연을 떠나서 제대로 살아보자 이렇게 응원을 하게 되는거다.


소설을 읽고 한참을 생각했다. 정신 차렸겠지? 차렸을거야... 아 제발 얘이가 좀 더 길어져서 단편이 아니고 장편으로 주인공 "나"가 잘 사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했다.

이렇게 작가는 비주류의 심리를 참으로 잘 잡아 냈던것 같다. 위기의 부부로 사는 단편 "휴가"의 묘사도 그렇고...이번 기회로 단편 소설의 참 맛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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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이 더위에 참으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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