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잘하는 법좀 알려주세요

영어 잘난 척 했던 센 언니의 고백

by Honkoni

나는 누구?

학창 시절부터 외국어는 좀 잘한다고 생각했던 language geek.

한국에서 초/중/고/대학까지 다 나온 외국물 안 먹은 토종 한국인.

그러나 대학시절 이런저런 공모전과 해외 활동 도전으로 몇 달씩(몇 년 아님) 미국, 독일, 러시아 등지에서 단기체류를 해 본 적이 있는 자칭 스무 살부터 cosmopolitan

외국계 회사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그래도 영어로 업무하고, 그래도 영어를 손에 놓지 않았던, 아주 열심히 공부하진 않았지만, 이 정도면 되었다고 만족했던 자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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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던 내가 졌다. 아일랜드로 떠나오기 전보다 현재 아일랜드에서 영어를 쓰며 회사를 다니고,

아리리쉬와 함께 살아야 하기 때문에 잘 때 빼고 영어를 씨부렁거려야만 하는 지금이 더 불편하다.

매일 같이 불편하다.

그냥 [이 정도면 잘하잖아, 이 정도면 됐잖아] 하고 한국에서 자뻑하면서 살 때가 더 행복했다. 원래 조금 아는 애들이 아는 척 하고,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했던가. 내가 지금 익고 있는 수확을 앞둔 벼 같다는 건 아니고, 한국에 있을 때 주변에 나만큼 영어 하는 애가 없다는 생각에 나 쫌 쩔지?라고 생각했던게 너무나도 부끄랍다는 조용한 고백이다.

먼지가 나게 맞았어야 했나 어쩜 그렇게 자뻑을 하고 살았던 것인지 다시 한번 부끄랍다.



뭐 굵직굵직하게 백치 아다다처럼 어버버버 하는 거 말고, 아주 심플하게는

1. 재채기 하고 주위 사람을 향해 excuse me 이런 말이 잘 안 나온다. 늘 다짐만 한다.

2. 남이 재채기할 때 Bless You 잘 안 나온다. 남이 하는 거 보며 나도 다음에는 말해야지 늘 다지만 한다.

3. How are you라고 상대방이 질문하면 내 대답만 하고, 상대방을 향해 and you? and yourself? and how are you? 등등 상대방에게 '그러는 당신은 어떠십니까'라는 질문이 또 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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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노땡큐 잘 안 나오는 거. 누가 쿠키 먹을래? 이러면 그놈의 '고맙지만 됐어' 이 말을 하는 게 영~ 어색하고 그냥 그냥 '안 묵어' 이 말이 나온다.

5. 지난번 브런치 글에서 한국으로 Gocambio 하는 거 어떠냐 뭐 이런 영문 article을 쓴 적이 있는데, 내가 영어로 작성하고 미국인 editor에게 원고 교정을 받았다. 빨간 줄이 죽죽 그어져 있었는데, 딴 건 그렇다 치고 그놈의 내가 처음에 작성한 Korean Traditional Food라는 표현에 빨간 줄을 그어지고 Traditional Korean Food이라고 수정이 되어 있었다. 왜냐고 묻는 나의 말에. "They are both right, but for native speakers, traditional Korean food sounds better, I'm sorry that I can't explain WHY.


젠장.

이렇게 돼버리면 미국인 이거나 바이링구얼로 크지 않은 나는 그냥 영원히 이유를 알 수 없다는 거잖아.

왜 그런데? 그냥.

뭐 한국어도 이런 말이 많겠지. 만약에 어느 외국인이 나에게 "나 꿍꼬또. 기싱꿍꼬또"라고 말하는 게 도대체 어디가 귀엽다는 거야?라고 묻는다면 나 역시" 나 꿈꿨어. 귀신 꿈꿨어" 보다 왜 저렇게 말하는 게 더 귀여운지 영어로도 한국어로도 설명을 못하는 것처럼;;;;


아무튼 간에, 한국에서 영어 잘한다고 까불거렸던 내가 여기 와서 백치 아다다 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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