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던 만화를 다시 보며
작년부터 였나, 재작년부터 였나 여튼 빨간머리앤 열풍이 한국에 몰아치긴 했었다.
유명한 작가들이 앞다투어 빨간머리앤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에 찬사를 보내고 "Anne, 나도 너처럼 살아볼래" 이런 의지로 다들 합심하여 의기투합이라도 하는 듯 보이는 이 "빨간머리앤" 광풍을 나는 좀 신기하게 봤었다.
나에게 만화를 봤냐고 묻는다면 본 것 같긴 한데, 앤이랑 머리까만 여자애 다이애나랑 친구인 건 알겠는데 마릴라가 고모인지 새엄마 인지, 그리고 아빠처럼 보이는 아저씨는 누구인지 나는 도통 기억이 안나는거다.
그러다가 우연히 만화책을 선물받아서 읽고 있는데 아래 장면에서 가슴이 찡한거다.
아름다운걸 보면 마음이 찡해진다는 이 11살 아이! 이 대목에서 나도 왠자 가슴이 찌릿한건 말많고 수다스럽고 천진난만해 보이지만 마냥 긍정적인 이 아이의 속마음이 보여서랄까...
5화, 6화에서 보면 알겠지만 아무도 원하지 않아서 다른 곳으로 갈 뻔한 이 아리를 마릴라 아줌마가 다시 거둬 드릴때 표정을 보면서 내가 다 애가 탔다.
그게 운명의 한 수 이겠지.
마릴라가 이 아이를 다시 데려가느냐, 아니면 애 많은 B아줌마 집에 그냥 보내버리고 외면하느냐 하다가 Anne을 거둬들이는거. 그렇게 앤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기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결정적 장면을 나는 앤과 마릴라가 스펜서 부인댁 앞에서 B아줌마 (이름이 기억안남) 를 맞닥뜨린 상황으로 결론 지었다. B가 조금이라도 더 상냥한 척이라도 했다면 마릴라는 그저 앤에게 눈감지 않았을까.
만화책을 읽다가 다시 동영상을 뒤져봤는데 웬만하면 일본어 원문에 한글 자막을 선호하는 나도, 빨간머리 앤 만큼은 한국어 더빙버젼에 두 손을 들었다. 일본어보다 훨씬 잘 어울리고 씬을 읽어내려가는 중년여성의 나래이션은 만화를 영화로 급상시켜 준다는;;
마음이 아플때마다 꺼내보면 좋을 만화 "빨간머리앤" 이제 다시 정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