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흥미로운 소재를 영화한 이야기
후기를 쓰려고 보니 밋밋하다는 평이 많이 있지만 나는 정말 혼자 쭈욱 몰입도 있게 본 영화가 바로 더 와이프.
고스트 라이터의 역할을 아내에게 시키고, fame 을 혼자 차지하면서 겪는 남편의 내면의 갈등과, 묵묵히 그 역할을 자처하면서도 남편의 노벨 문학상 수상 앞에서 어김없이 분노와 억울함이 쏟아져 나오는 아내_
결국 세상에서 제일 영광스럽고 기분 좋은 날, 둘이 다투다가 남편은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아내는 이 일을 외부로 발설하지 않고 조용히 묻고 넘어가기로 하고 영화는 끝이난다.
이 영화에서 또 하나 심리 변수는 아내 역시 남편의 제자 였던, 아내 역시 제자와 사랑에 빠진 바람난 남편의 작품이었다는 것이며, 또 그래서 그게 마지막 사랑이었으면 좋았으련만 끊임없이 이 여자 저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아내 혼자 그 고통을 고스트 라이터로서 욕구 해소를 하며 (해소겸 한이 쌓였겠지만) 버텨왔다는 것이다.
남편의 지속적인 여셩 편력이 있지 않았다면 참 "서로는 서로를 사랑했네"로 끝이 났었을 수도 있겠다만 남편은 무능하고, 야비했으며, 겁쟁이 였을 뿐이었다.
참 많은 사람들이 이별을 하고, 사별을 하고, 이혼을 한다.
이 사람과의 내가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알아보려면 "끝" 을 보라고 누가 말했던가.
끝이 아름다운 관계도 있다. 나는 너에게 최선을 다했고, 너도 나에게 최선을 다했으나 우리는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결론 아래에 후회 없는 관계도 있는 반면 만나야 하지 않아야 하는 만남의 끝에 서로를 향해 저주를 퍼붓는 관계도 있다.
뭐 그래봐야 지만 손해지.
미세먼지로 고통받고,
저 멀리 에티오피아에서는 비행기가 추락하며,
우리는 당장 오늘 저녁의 일도 알 수가 없는 불확실한 인생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분명해 보이는 행복을 좇아가면서 살아야 하는 인생에 대한 의무와 예의를 져버리지 말았으면 한다.
그리고 대다수의 경우 "관계"가 한 사람의 하루의 행복을, 평생의 행복을 결정 짓게 되는데, 그렇다면 나의 오늘의 삶은 어떠한가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나에게 이보다 더 멋진 삶을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라는 글렌클로즈의 수상소감에서 부러움을 느꼈다.
참 영어적인 표현일 수도 있고, 이들의 표현력도 그렇고 어떻게 인생을 살면 대중앞에 이런 소리를 할 수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