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악마'가 있다?!

by Honkoni

1) 내 안의 악마


두번째 수업도 역시나 쫄깃했다. 우리모두 양의 탈을 쓰고 살아가고 있지만 내 안의 어떤 악마가 나올지 상황이 되지 않고선 모른다고 했다. 내가 기껏 법을 어겨봐야 불법 주정차, 무단횡단 정도 인데 내 안에 악마가 있다고?


20명 남짓한 교실에 내가 학생으로 있는데 불이 난다고 가정해 보자. 단 3명만 살아서 나올 수 있다. 그럼 난 어떻게 할까? 주위를 돌아보며 어, 저 여자는 임산부니까 목숨을 양보하고, 어, 저 분은 어린아이니까 목숨을 양보하고, 어 저 분은 엄마니까, 장애인이니까, 집안의 가장이니까 목숨을 양보할 수 있을까?

'내 앞 길이 구만리야' 이러면서 내가 그들을 어떻게든 짓밟고 탈출 할지 좀비처럼 남을 물어뜯어서라도 탈출하지 않을까?


우리 안의 나도 모르는 '악마성'은 그 상황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일이다. 근데 또 살기위한 본능을 굳이 악마성이라고 표현해야만 할까? 그럼 그렇게 살려고 불길 속에서 발버둥 치는 장면을 그저 바라보며 아주 저항도 하지 않고 벽 구석에서 그저 삶을 포기한 채 앉아있다가 죽는다면 그건 타인을 배려 한 행동일까?


머리가...좀...복잡해 졌다.



2) 불륜


흥행 열풍을 불었던 90년대 드라마 [애인]이 있었다고 했다. 그 드라마는 작가가 시청자에게 생각할 수 있게 화두를 던졌다. 불행하지만 가정을 지키는 삶이 옳은 것인지, 지금 니 옆에 있는 너의 배우자가 너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아니면 결혼할 시기에 만난 인연인지 그저 질문을 던지는 거다. 과연 서약으로 맺어진 결혼이라는 건 깨면 안되는건지, 무의미하게 지키는 것만이 '절대 선'인지 묻는거다.

각각 유부남 유부녀로써 사랑하는 마음을 품었던 황신혜 유동근은 결국 각자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고 마음이 뻥뚫린채로 살아가게 된다. 이걸 두고 불륜 조장 드라마네 마네 이렇게 생각할 거리가 아니라 그냥 인생의 화두를 드라마가 던졌다고 보면 된다.

답은 정해져있지도 않고 이분법적이지도 않다. 그 드라마를 본 시청자가 자신의 상황과 가치관에 비추어 각각의 답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결혼은 계약이고 서약이다. 어떤 이유로든 어느 하나가 싫으면 계약은 파기가 된다. 모든 계약이 다 그렇다. 위약금을 물어서 파기하든 파기할 수도 있는거다. 근데 그 어느 한쪽이 아냐, 우리 서약했잖아 한번 서약은 영원한 서약이지 이러면서 붙들어 메고 있는게 과연 2019년을 살아가는 오늘날에 가당키나 한 자세인지 그냥 작가는 질문을 던지는 거다.


여기에서 각자 답은 시청자들이 찾아가게끔 하면 된다는;;; 아주 신선했던 작가님의 접근이 마음을 움직였다.


3) 동성애


나 레즈비언/게이 에요 라고 밝히는 사람중에 웃으면서 당당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동성애 결혼을 합법화 하는 진보적인 나라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눈총 받고 눈치 받는다. 커밍아웃은 여전히 힘들고 아웃팅은 여전히 괴롭다.

작가님 말씀대로 누가 나에게 "뭐라고? 너 이성애자라고? 어떻게 노력으로 안되겠니? 여자좀 좋아해 보면 안되겠니? 우리 집안에선 있을 수 없는일이다!" 라고 사정하고 부모님이 울고 보수적인 종교단체에서 악마에 씌었다는 둥 지랄해 대고 그럼 나보고 죽으라는 거지 뭐. 내가 이성애자로 태어나서 이 사회에 성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건 내가 운이 좋았을 뿐, 그들 역시 그렇게 태어났는데 "너 이상해, 바꿔, 용납못해" 결국 죽으라는 얘기다. 그래서 자살시도 한 번 안해본 동성애자가 드물다고 했다.

그래서 그걸 끌어올린게 바로 "인생은 아름다워" 라는 드라마. 집안의 독자인 아들은 결국 동성애 애인과 헤어진다. 그 장면을 보고 생각하는거다.


과연 동성애가 저렇게까지 인정받지 못하야 할 일인가? 라고 시청자들에게 생각할 문제를 던진다.

그런 의미에서 박수 짝짝짝 -


4) 종교


나는 사실 내가 채식주의자라고 해서 내 아이에게 고기를 맛보지 못하게 하고 채식을 강요하는게 일종의 폭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이런 관점은 종교적인 측면에서도 같다. 내가 불교,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 다 맛보고 알아본 후에 무신론자가 되든, 현존하는 여러 종교중 하나를 선택해서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건 문제 없지만 우리 부모님이 기독교 이기 때문에 나도 "당연히" 모태 신앙이고 그래서 태어나자 마자 나는 교회에 갔었고, 그라다 보니 하나님 하나님 이렇게 외치는 삶에 왜 의문을 품지 않는지 나로써는 알 수가 없다.

단언컨대, 내 종교에 대한 신앙심이 제대로 정상적으로 박혀있는 사람은 타종교를 비난 할 수 없다. 제대로된 크리스찬은 부처님을 믿는 친구를 비난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 종교가 존중받고 인정받듯이 다른 종교 역시 인정 받아야 한다는 그 단순한 진리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펀지 같은 아이들의 뇌를 선택의 여지없이 어떤 특정 종교로 강요하는 것도 나는 부모가 자식한테 가하는 폭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문제도 한번 다뤄 보고 싶다.




***


이렇게 화두를 던지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이 외에도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효에 관한 사상이나 주체적으로 산다는 것, 등등... 나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절대적인 가치라는 게 과연 있을가 항상 거기에 의문을 품는 사람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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