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몸매 강박 이야기
한국에서 회사 다닐때는 야근과 회식때문에 몸매가 망가지는 거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부지런히 P.T 받고, 그때그때 유행하는 댄스 다이어트, 스피닝 다이어트 핫요가 다이어트 등등에 등록을 했고 회식할때면 몰래몰래 술을 버리고 안주를 티안나게 안먹으려 했다.
3-4킬로 그때그때 빠지기도 했으나 빵을 가끔씩 몰아먹는 나의 식습관 때문인지 체중은 운동을 하나 안하나 많은 차이가 없었으며 대충 20살때부터 지금까지 늘 다이어트는 내 인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외국에 나온 지금, 한국보다 많이 먹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내 체중은 그닥 달라진게 없다.
그러니까 내 몸매는 말하자면 유럽애들 눈에는 " 니가 다이어트를 왜해 ?" 이런 몸매, 그리고 한국인들이 보기에는 " 5킬로 정도 빼야겠다" 이런 몸매.
그러다가 오늘 문득, 바닷가를 산책하고 감자랑, 달걀, 바나나 등을 사들고 집에 걸어오면서 나를 포함한 한국 여자들이 (요즘은 한국 남자들도) 대단한 몸매 강박증에 걸려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만 그런게 아니라 이 세상 어디를 가나 이쁜 사람, 잘 생긴 사람들이 타인들로 부터 호감을 사는건 사실이다. 그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
내가 궁금한건, 왜 한국만 어떤 특정한 미의 기준을 두고 "이렇게 이렇게 키가 크고, 몸매는 요러하고, 피부색은 요러해야" 이쁘다는 고정관념이 있냐 라는 거다. 물론 나도 그런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사람들 중 하나.
특히 피부색, 눈크기, 키 이런거 다 떠나서 한국에서 날씬하지 않은 여자한테 아름답다 라는 찬사를 보낸 적이 있던가...
날씬하지 않은 여자가 남자한테 호감을 산 적이 있던가.
여성의 외모를 비하한 개그 소재는 셀 수도 없이 많고, 좀 통통하거나 좀 뚱뚱하면 바로 놀릿감이 되는 현실.
그리고 나 역시 날씬한 남/녀 연예인을 좋아했던 것 같다.
교육의 획일화 만 문제거리 삼으며 떠들일이 아닌것 같다. 미의 획일화, 삶의 가치관의 획일화 현상을 대체 누구 탓을 해야 하는 건지.
여기서 UK TV 프로그램이나 아일랜드 방송을 보다 보면 내 한국적인 사고방식으로는 깜짝 놀랄때가 있는데, 바로 뉴스 여자앵커들 살펴볼때다. 어찌나 하나같이 많이 과체중들인지...왜 김주하같이 마른 뉴스앵커를 오히려 더 찾아보기 힘든것인지.
한국에서는 과체중인 이금희 아나운서가 'TV에 나오는 사람이 자기관리 못한다'고 질타받았던 적도 있었던것 같은데... 그게 질타받을 일이긴 한건지, 아나운서의 자질이 연예인처럼 깡마른 몸이라도 되는것처럼 다들 말랐다. 여기서는 마른 사람이든 정상체중이든 뚱뚱한 방송인이든 상관없이 외모만으로 그 사람의 자질을 평가하지 않는다. 외모만으로 그 사람의 매력도를 평가하는 일은 더군다나 없다.
다시 내 문제로 돌아가서 체질적으로 마른사람이 있을거고, 신진대사가 느려서 살이 잘 찌는 타입도 있을거다.
너무 뚱뚱하거나 너무 마른건 건강상 좋지 않겠지만, 적당한 범위 내의 과체중에 손가락질을 하는 사회적인 시선을 보이콧 하는 어떤 운동이라도 버려야 할것 같다 (저체중은 오히려 환영하는 분위기 임으로 패스)
44사이즈 55사이즈 안입어도, 55반 사이즈 66사이즈 입어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
연예인들 다이어트 전후 사진을 놓고 "역시 살뺐더니 대박이네요. 44를 향해 다이어트 합시다" 이러지들 말자.
어떤 특정 연예인을 비하하는게 아니라 그냥 생각나는 대로 떠올려 보면, 아이유, 소녀시대, 이런 몸매 사실 정상은 아닌거다. 닭가슴살 먹으며 저염식 한다는 한혜진을 따라하지 말자. 우리 모델 할거 아니잖아.
뱃살 출렁이는건 운동좀 해서 근육으로 딴딴하게 잡아 주고, 뭣보다 뱃살이 어떻든 팔뚝 살이 어떻든 뚱뚱해서 나는 못생겼어. 이렇게 남자든 여자든 고개 숙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내가 늘 그랬다
얼굴살이 많은 것도 싫고, 운동 한다고 하는데, 자꾸 배랑 옆구리에 살붙는것도 싫고, 사진속의 내가 너무싫었다.
다이어트에 강박갖고, 몸매에 강박갖고 뭐 먹을때마다 이건 지방이 얼마가 당분이 얼마가 체크하면서 먹지 말자. "
라는 다짐을 오늘 나는 제대로 머리가 띵~ 하면서 하게 되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면, 살빼라는 주위의 시선에 흔들리겠지만 "그냥 이대로도 충분하거든요" 이렇게 외쳐봐야겠다. 내가 5킬로를 더 빼야 이쁜게 아니라 지금 이대로도 이쁘다는 사실을 내 스스로가 일단 믿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