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정말 개인적으로 많은 일을 벌였고, 인풋대비 소득은 없었으며 그저 무탈하게 코로나19에 나도, 내가 아는 나의 가족 및 친구들도 걸리지 않은 채 무사히 넘어가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1. 많은 공모전에 도전했으나 나는 낙방의 길을 걸었고
2. 책이 나왔으나 반응이 없어서 곧 시장에서 사장될 것 같고
3. 영어요가 티칭 자격증을 땄지만 요가로 먹고 살 수 있을리가.....없다 (요가를 좋아해서 꾸준히 하는 것과, 가르치는 건 당연히 다르다. 모든 동작을 다 하지도 못할 뿐더러;;)
4. 기승전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먹고 산단 말인가" 하는 도돌이표 질문을 다시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요새는 드라마도 잘 못 보고 책도 잘 못 읽는다. 잘 쓴 드라마나 책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난 저렇게 영영 못쓸까봐 못 읽겠고, 그렇다고 부지런히 습작을 하느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꾸역꾸역, 무소의 뿔처럼 나의 길을 가야겠다고 마음 먹지만 수도 없이 무너진다. 올 초에 계획하지 않았지만 이루어낸 게 있는 만큼, 계획하고 노력하고 기대했지만 여지없이 무너져내렸다.
겪어내는 상황에 맞게 생각할 수 밖에 없기에 나는 다시 운명론에 부딪혔다. 아 모든 것은 '될놈될' 이구나. 나는 부지런히 내 복을 지으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될 일은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될 것이다. 언제나 행운은 나의 계획과 상관없이 갑작스레 찾아왔고, 기를 쓰고 애를 썼던 일에는 그것이 인간관계이든, 성공이든, 부든, 명예든 손에 잡히지 않았다. 심지어 다 잡은 줄 알았는데 손아귀에서 그대로 모래알 처럼 빠져나간 일도 부지기수...
호사다마와 전화위복은 삶의 지침훈이 됐다. 좋은 줄 알았는데, 결국 악을 가져다 준 일도 있었고, 우연찮은 실직과 이별이 엄청난 기회를 가져다 준 적도 많았다.
휴 _
문제는 마인드 컨트롤. 희망을 찾는 게 아니라 바로 마인드 컨트롤이다. 부정에 사로 잡히지 않고 근거 없는 희망에 휘둘리지 않는 바로 그 마인드 컨트롤.
단단해 지자. 불혹이 코앞이다.
아- 정말 기억은 십대 후반 이십대 초반의 싱그러움을 가득 안고 있는데 몸만 늙는다.
내가 이십대 초반, 그러니까 울 엄마가 사십대 후반에 내가 했던 말이 너무 와닿는다.
"가죽만 늙는거야. 마음은 하나도 안늙었어"
응응. 맞아요. 엄마. 무슨 말인지 다 알겠음. 볼 살만 패이고, 가슴만 처지고, 기미와 잡티 주름이 얼굴을 뒤덮는다. 내 마음도 20살과 똑같은데...하나도 성숙한 것 없이, 정말 똑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