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사회

by Honkoni

1) 요새 정치뉴스를 거의 보지 않는다.

좌-우 어느 쪽이든 실망스럽기 때문이다. 정치권을 향해 거품물고 욕을 하면서 나라 걱정을 하는 게 내 인생을 더 피로하게만 할 뿐, 세상이 달라질 거라는 기대감이 사라진 지 오래다.. 가짜뉴스도 판 치고 '이쪽' 말을 들으면 '저쪽'이 죽일 놈들이고, '저쪽'말을 들으면 '이쪽' 때문에 대한민국이 요모냥 요꼴인 것 같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시비를 구분하는 안목, 시비를 가리고자 하는 의지가 나에게는 없다.


2) 요새 경제뉴스는 관심있게 보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 밥 벌이, 돈 불리기, 편안한 노후, 20살 이후 모든 성인 남녀의 지대한 관심사 일 수밖에 없다. 나이 마흔에 서울의 월세집을 더이상 전전하긴 싫은데, 전세로 갈 돈은 없고, 백수라서 대출이 되지도 않는다.

심각하게 나 요새 뭐 먹고 살지? 싶은데.... 아 연말은 그냥 현실에 눈 감고 지나가길 - 돈 걱정은 1월 1일부터 시작하자며 현실 회피 중이다.


3) 코로나 확진자


그래도 대한민국이 안전 하다고 생각했던 게 엊그제 인데, 500대가 연속 발생되자 몸이 확 움츠러 들었다. 코로나 확진자 관련해서 중대본의 문자를 받을 때마다 몇 달 전과는 다르게 '나는 안걸리겠지' 라는 안일한 마인드는 사라졌다. 다만 이해가 가지 않는건, 국민들끼리 서로 비난하는 행동이다. 가히 기가 찰 정도이다. 코로나 확진자들 대부분이 지역 소모임 감염이다. 김장, 저녁 모임, 동네 사우나 등등...그런 기사의 댓글을 살펴보면


"이 시국에 웬 사우나?"

"이 시국에 웬 운동? 탁구? 에어로빅?"

"이 시국에 웬 제주도 여행? 미친거 아니냐~~"


등등 서로 헐뜯지 못해 안달이다. 양심에 손을 얹고 저렇게 타인을 향한 욕과 비난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그럼 지난 2월부터 오늘까지 외식 한번 안했는지, 친구 한 번 안만났는지 묻고 싶다. 다들 틀어박혀서 지내기만 했는지요. 위험시설 안가는 게 맞지요. 그러나 그 핑계로 다 안가다 보면 대한민국은 공무원과 탄탄한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만 살아남지 자영업 하는 사람들 다 죽어난다. 2월부터 그럼 헬스장이니 각종 실내외 스포츠 시설을 폐업 하는게 맞나? 내 가족이 종사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왜 못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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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갈등이 너무 많아서 피로하다. 말 그대로 갈등 사회이다. 내 편 아니면 적, "우리" 아니면 "남"이 되는 사회. 저럴 수도 있겠다 이럴 수도 있겠다 이런 개미 똥꾸멍 만한 아량이 필요하다. 남의 인생에 함부로 재단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나부터 가져야 겠지.


가만 보면, 타인에 대해 관심을 덜 두고 나의 소박하기 짝이 없는 이 삶을 그야말로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걸어간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마흔을 앞두고서야 어렴풋이 알겠다.

끊임없이 갈등을 유발하는 한국사회가 나는 정말 피로하다. 이런 한국이 싫어서 떠나봤자 다시 한국이 그리워서 돌아온 어쩔 수 없는 한국인 이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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