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그 이름, 시절 인연이여)
나는 좁디 좁은 인간관계가 그 누구보다 편한 사람이지만 제 아무리 적은 인간관계를 선호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사회생활 몇 년 해봤다면 어쩔 수 없이 전화번호부에 이름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주기적으로 전화번호부를 정리하긴 하지만 카톡에서는 여전히 연동 되니까 엄청 많은 사람들이 카톡 친구로 자동 등록이 된다. 카톡의 장점이자 동시에 엄청난 단점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20명 남짓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죄다 카톡 숨은 친구 기능 속에 몰아넣고... 그 20명 남짓 하고만 연락하고 산다. 거의 한....10년째?
가족과 진짜 친한 친구는 다시 10명 안쪽으로 추려지고 나머지 10명정도는 언제든 다시 숨은 친구 목록으로 들어갈 수 있는 시절 인연들이다.
인연이라는 게 참 희한하다. 주기적으로 한 사람의 특정 시기에 왔다가 사라지곤 한다. 가족 빼고, 누구나 한 두명쯤은 있는 학창시절 부터 수십년을 함께 해오는 소위 '베프' 빼고는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인연들이다.
한 2-3년 붙어다녔는데도 결혼, 이사, 종료된 소모임, 취향이 달라서, 한두 번 연락 씹게 되면서 사라지는 인연들이 허다하고, 그렇게 멀어질 것 처럼 내 인생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인연들이 몇 년 만에 연락이 오기도 한다.
오늘 문득 지나간 나의 수많은 인연들에 대해 생각해봤다.
연인도 있고, 한때 붙어다녔던 회사 언니동생 들도 있고, 동료, 동기 등등...
몇년 간을 엄청 붙어다니고, 카톡으로 회사 메신저로 수많은 회사 욕과 상사욕을 하며 친하게 지냈지만 회사를 떠나간 뒤로 전혀 연락하지 않게 되는 사람도 있고, 아주 가끔 보지만 꾸준히 연락을 하면서 지내는 인연도 있다.
그럼 의미에서 내 삶에 나타나 내 인생에서 한 때는 제일 소중한 사람들로 여겨지는 '애정깊은 사이였던 상대'는 또 얼마나 소중한가. 당시의 사랑은 내 빈 마음을 채워주었고, 당신의 상처는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내가 더 큰 사랑을 품을 수 있도록 나를 단련시켜주었다.
이렇게 조용히, 올해도 인연을 정리하고 추억하고 회상하며 연말을 보내는 중이다.
이렇게, 코로나로 악몽같았던 2020년이 조용히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