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복은 몰라도 친구 복 하나는 끝장나게 좋아서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이해해 주는 친구, 내가 삶의 구렁텅이에 빠져도 나를 이해해 주는 친구, 혹은 나에게 너무 좋은 일이 생겨도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 된다.
뭐, 내가 인간관계는 좁기 그지 없어도 죄다 진국인 친구들이 내 옆에 든든히 있는 것만으로도 40년 인생을 남부럽지 않게, 근사하게 잘 살아온 결과물인 것 같아서 어깨가 절로 으쓱한다.
바다가 보고 싶어- 라는 말 한마디에 250km를 운전해서 달려온 친구와 제부도에 갔다. 맛있는거 실컷 먹고, 머리가 띵- 하도록 한참 수다를 떨다보니 벌써 해가 어둑어둑 하다.
방파제에 각자 차를 세우고 노을을 바라보다가 각자 가야할 방향, 즉, 나는 북으로 친구는 남으로 움직였다.
나랑 동갑인 친구, 나보다 나이 많은 친구, 나보다 어린 친구를 통해 나를 들여다 본다.
직언을 할 수 있는 친구, 직언을 들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건 문자 그대로 축복이다.
아주 가끔은, 가족보다 나도 친구에게 멋진 친구이고 싶어서 열심히 사는 하루도 있으니까. 그리고 어쩌면 내 삶의 마지막에 내 손을 잡아주는건 가족이 아닌 친구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니 가슴까지 먹먹해진다.
뭐 결론은 나는 늘 쓸데없는 생각이 너무 많은 걸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