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은 어린 자녀를 데려왔다.
산수(算數)책의 돌가루가 파리한 손에 아직 묻어있었다.
책봉을 마치자 계약직들은 주름을 접어 충성을 약속했다.
아이는 우중충한 울음을 내는 공장 기계가 로봇처럼 변신할 수 있는지,
노동자들의 몸에 허옇게 서린 김이 어떻게 소금땀으로 맺히는지 물었다.
하지만 과학 시간에 금새 싫증을 내다, 식모가 차려줄 저녁이 궁금해졌다.
겨울철 야간근무자들은 한껏 몸을 부풀리고 짧아지는 해를 아쉬워했다.
자신의 반년치 식비보다 비싼 아동복을 입고 온 아이가 다음 달 공장장이 된다는 걸 들었다.
아이 입맛에 맞는 고기 반찬이 점심에 많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누렇게 뜬 커피를 홀짝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