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_2026년 2월 19일

by 재현가능성

연휴와 평일도 해가 뜨고 졌다. 아침에 일어나서 꾸준히 읽고 물었다. 최근에는 Partition coefficient (분산계수)한 자료들을 읽는다. 쉬운 언어로 쓰여 있었지만 배경지식이 없어 문장마다 멈추어 AI에게 관련 개념을 묻고 인터넷에서 검색을 한다. 재밌게도 약 10년전 영자신문을 읽어보려던 영차영차의 모습이었다. 당시 어휘와 구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해 문장마다 멈추어 찾아보며 읽었고, 기사 하나를 다 읽는데 4~5시간이 걸렸던 적도 있었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내니 신문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건 무지가 아닌 익숙함의 문제였던 것 같다.


익숙함은 공동의 지적유희에도 쬐어 볼 수 있다.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에 강렬히 매료되었던 나는, 지식의 저주와 허무를 겪은 사람들을 위한 속풀이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다행히 언어교환모임에서도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한 자연스러운 실천 속에서 광대한 범위의 사상들을 접할 수 있었다. 우리들은 학습목표와 학기를 정하지 않았고, 노력하지도 않았으며, 단순히 자기 방식대로 말하고 살았다. 친구들과 여름밤 산책을 하며 읽었던 책들에 대해 범상(凡常)하게 이야기를 나눴던 나는 쉽게 익숙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지적유희를 경험 혹은 실천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익숙해지지 못했다. 본인의 박사학위 논문의 길이만큼의 대화할 줄 몰랐으며, 학위를 위한 추가적인 디펜스 과정이라 여겼다. 밤마다 쾌쾌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교육기관에 앉아있었던 사람들. 그들에게 위안을 줄 수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또 다시 지적유희를 위한 모임을 개설하고 좋은 사람들을 불렀다.

같이 밤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곧 모두가 서로에게 익숙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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