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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콩 Mar 08. 2023

나의 있음으로 네가 평화롭기를

러브레터


안녕, 내 사랑.


너와 정처 없이 걷고 싶은 요즘이야.

손을 잡고 거리를 쏘다닐 때

사람들 사이로 보이는 네가 어찌나 특별한지. 너는 알까.

그냥 물끄러미 너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너는 모를 거야.


특히 우리가 발끝까지 힘껏 끌어안는 순간엔

네 존재가 가득하고 귀해서 내 앞에 사랑이 있음을 느낄 수 있어.


그러니 며칠 전처럼 사랑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네가 있는 느낌이라고 말해볼게.


너를 만나고

글과 목소리만으로 네가 쏟아지던 해들과.

네 덕분에 씩씩하게 살 수 있었던 날들.

또한 네 얼굴의 고요.

그런 소중한 것들이 있어 나를 가늠하게 되었어.


그러므로 사랑은 내겐 믿음의 일종이야.

해가 떠오르고, 사과가 떨어진다는 진리도 좋겠지만

그것보단 선이나 자유처럼 지키고 싶은 무언가야.


그래서 만약 너의 우울이 깊어 헤어 나올 수 없을 것만 같고

차라리 중심조차 내던지고 싶을 때가 온다면

내가 너의 균형이 될게.

흔들리지 않고 기꺼이 네 슬픔을 기다릴게.

빛을 되찾아줄게.

그렇게 믿음을 지키고 싶어.


진솔하게,

언제나 나의 있음으로 네가 평화롭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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