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완벽한 삶
몇 년을 내놔도 꿈쩍 않던 집이 드디어 계약됐다.
이사가 이제 3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날짜까지 딱 맞는 세입자를 찾은 건
사실 기적 같은 일이다.
이사 좀 다녀본 사람들은 알 거다.
나가는 사람, 들어오는 사람, 또 나가야 할 사람들까지,
몇 집이 줄줄이 연결돼 있다 보니 날짜 하나 맞추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이게 또 꼬이면 몇 달이고 계획이 엉켜 버린다.
그래서 이번에 계약하면서
‘아, 정말 완벽하다’ 싶어 혼자 웃었다.
홀가분하게 기분도 한결 가벼워졌다.
그렇게 마음 놓고 지인 좀 만나러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마음 한쪽에서 이런 생각이 불쑥 올라왔다.
“근데 너, 회사 잘린 건 어떻게 할 거야?”
아, 맞다.
순간 마음이 가라앉았다.
‘회사만 그대로 다니고 있었으면 진짜 완벽했을 텐데…’
방금 전까지 좋았던 기분이 사라지고
괜히 마음이 다시 무거워졌다.
참 사람 마음이란 게 그렇다.
잘되고 있는 게 훨씬 많은데도
하나만 안 풀려도 마치 인생 전체가
다 잘못된 것처럼 느껴진다.
머리로는 알고 있다.
내가 가진 것, 잘되고 있는 것들이 훨씬 많다는 걸.
그런데도 마음은 늘 안 되는 쪽으로 기운다.
결국 사람을 괴롭게 만드는 건 그 한두 가지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지금도 내 삶엔 잘 돌아가는 게 훨씬 많다.
몸도 건강하고, 가족도 큰 탈 없이 잘 지내고,
아이도 밝게 잘 자라고 있다.
당장 먹고사는 데 문제도 없고,
큰 병이나 사고 없이 하루하루 평안하게 보내고 있다.
솔직히 말해 인생에서 중요한 일
일곱, 여덟 가지만 잘 굴러가도
이미 대단히 잘 살고 있는 거다.
그런데 사람은 참 이상해서
꼭 안 되는 한두 가지에만 마음을 다 쏟는다.
그러다 괜히 힘들어지고,
갑자기 지금 가진 것마저
다 사라진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열 가지 중 일곱, 여덟 가지만 아무 문제없으면
그게 사실 완벽한 삶이다.
근데 우리는 잘 안 되는 한두 가지 때문에
잘되고 있는 일곱, 여덟 가지를 까맣게 잊어버린다.
괜히 없는 결핍을 찾아서 더 슬퍼지고,
마음 한구석을 스스로 후벼 판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안 되는 거 몇 가지 때문에
잘 굴러가고 있는 내 삶을 망치지 말자.
그거 하나로 내 인생 전체를 깎아내리지 말자.
오히려 잘되는 일곱, 여덟 가지를 더 자주 떠올리자.
그리고 오늘도 이렇게 큰일 없이 하루가 저물어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좋은 삶을 살고 있는 거다.
조금 모자란 게 있다 해도
그 덕분에 이 삶이 더 소중하게 느껴질 테니,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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