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건 아무것도 없다

by 일상리셋

당연한 건 아무것도 없다


아내가 그저께 눈 수술을 했다. 20년 동안 렌즈를 끼며 고생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수술을 권한 게 벌써 몇 년째인지 모른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아내는 싱가포르 이주를 앞두고서야 큰 결심을 내렸고, 드디어 스마일 라식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마친 아내의 일상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밤마다 습관처럼 하던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정해진 시간에 안약을 넣으며 지극정성으로 눈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심스레 눈을 관리하는 아내의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평소엔 공기처럼 당연하게 여겼던 '보는 것'의 가치가 아내의 수술을 통해 새삼스럽게 다가온 것이다.

그 생각은 곧 우리 몸 전체로 번져나갔다. 눈뿐만이 아니었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 숨을 쉬고 코와 입이 제 기능을 다 하는 것 하나하나가 사실은 얼마나 정교하고 귀한 일인지 깨달았다. 수술이 잘 되어 아내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것도, 얼마 전 아들이 과잉치 발치 수술을 무사히 마친 것도 결코 당연한 결과가 아니었다.

일상의 사소한 조각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니, 감사는 더 넓은 곳으로 흘러갔다. 오늘 하루도 큰 탈 없이 밥을 잘 먹고, 온 가족이 무사히 하루를 보내며 한 자리에 모여 앉은 모습, 그 평범한 일상이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큰 기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 모든 일상은 어쩌다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매 순간 붙들어주셨기에 가능한 은혜였다. 우리가 누리는 평범한 일상 속에 하나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음을 비로소 깨닫는다. 세상에 거저 주어지는 것이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오늘따라 유독 마음 깊이 새겨졌다.

아내의 수술로 인해 내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었다. 소중한 시력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아내의 모습처럼, 나 역시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내 삶을 이전보다 더 정성스럽게 관리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이 생겼다.

내 몸을 아끼는 건강한 습관부터 내가 내뱉는 말 한마디, 마음속에 품는 생각 하나까지. 하나님이 허락하신 이 소중한 일상들을 무심코 흘려보내지 않고, 감사함으로 귀하게 가꾸며 살아가고 싶다.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음을 고백하게 하시고, 매 순간 우리 가족의 걸음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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