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회사에서 상사와 다소 감정이 상한 상태로 퇴근하게 됐다.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고 불편한 상태로 집에 돌아왔지만, 아이가 반갑게 맞아주는 순간에 자연스레 마음이 조금씩 풀리는 것 같았다. 그래도 상사의 말을 계속 떠올리다 보니 쉽게 잊히지 않았다. 처음엔 내키지 않는 부정적인 감정이 밀려왔지만, 조금씩 차분해지면서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결국 나에게 필요한 건 업무 실적을 높여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실적을 높인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당장 해결책이 보이지 않아 머릿속은 혼란스러웠고 찝찝한 마음으로 어렵게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게 고민에 잠겨 잠을 청했지만, 새벽 3시쯤에 눈이 번쩍 떠졌다. 평소라면 다시 잠들기 위해 노력했겠지만, 이번엔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은 문제를 붙잡고 있던 나는 그 자리에서 다시 고민을 이어갔다.
세일즈 방식을 새롭게 바꿔볼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답답한 마음에 답을 찾고자 온라인에서 세일즈 관련 도서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대부분 이미 읽었거나 집에 있는 책들이었다. 그런데 그날, 우연히 새로운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그 책은 처음 보는 내용으로 가득했고, 새로운 시각을 열어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망설임 없이 책을 주문하고 관련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며 내 상황에 적용할 만한 부분을 메모했다.
책의 내용을 대충 읽고 난 뒤 문득 머릿속이 환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잊고 있던 실마리를 다시 찾은 것 같았다. 이미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이지만, 그동안 잊고 있었던 방법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세일즈에서 시도해 볼 새로운 접근법들이 떠오르기 시작했고 그 방법들을 다시 점검해 보기로 했다. 단지 상사와의 부정적인 감정에서 시작된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로 인해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는 것 같았다.
하루를 그렇게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겨 보내다 보니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상사와의 감정적인 충돌은 솔직히 마음이 편하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그 사건이 나를 다시 한번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이끌고 있었다는 점을 깨달았다. 마음이 아프고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그로 인해 나의 약점을 깨닫고 이를 보완할 방법을 찾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이었다.
어쩌면 상사는 나를 도전하도록 자극하며 내 성장을 위해 옆에서 컨트롤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이 과정이 결코 쉽지 않고 마음에 상처도 남기지만, 그 덕분에 나는 성장하고 있었다. 이 상황을 통해 새롭게 얻은 배움과 경험이 나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생각하니 감사함이 느껴졌다. 상황이 좋지 않다고 느끼는 바로 그때가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이제 상사와의 불편한 감정을 털어내고 이를 내 부족함을 채우고 보완할 기회로 삼기로 했다. 그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이 경험을 통해 더 큰 자신감과 실력을 쌓아갈 것이다. 상황을 되짚어보니 내가 이런 동료와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었다. 결국, 이번 경험이야말로 성장의 진짜 얼굴을 보여주고 있었다.
솔직히 마음은 여전히 불편하고 씁쓸한 부분도 남아 있지만, 이 또한 나를 다듬고 단단하게 만드는 중요한 과정이다. 상사와의 갈등이 아니었다면, 나를 냉정하게 돌아보고 새롭게 도전할 결심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새벽에 일어나 방법을 고민하고, 책을 찾아보며 더 나아갈 방안을 찾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내가 당연하다고 여겼던 방식을 버리고 더 나은 접근을 찾는 계기가 된 것이다.
성장에는 항상 멋진 순간만 있는 건 아니다. 부딪히고 깨지면서 얻는 건 목표나 성과가 아니라, 내가 내려놓아야 할 나쁜 습관이나 고집일지도 모른다. 불편하고 힘든 감정을 겪으면서 진짜 성장이 시작된다. 서두르지 않고, 그 과정을 배우며 한 걸음씩 나아가기로 한다. 진짜 성장은 이런 불편함을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