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리셋 Nov 01. 2024

누군가는 보고 있다

글을 꾸준히 쓰고 싶어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있다. 내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할 공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매일 글을 쓸 수 있는 곳이 있으면 더 책임감을 느끼며 지속할 수 있을 것 같아 이곳에 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읽어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그걸 위해 일부러 애쓰고 있지는 않다. 하루에 몇 사람, 아니면 아무도 찾지 않는 조용한 공간일지라도, 그 안에서 솔직하게 내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시간이 나에게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가는 그 과정 자체가 내게 만족을 주기 때문에 오늘도 글을 쓴다.


그런데 얼마 전, 뜻밖의 일이 있었다. 아무도 보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내 글이 누군가의 눈에 들어온 것이다. 체력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하며 써 내려간 글을 IBK 매거진 편집 담당자가 운 좋게도 읽어준 것 같다. 나의 일상과 소소한 생각을 담아둔 글이었는데, 그 글을 좋게 봐주신 담당자가 매거진에 원고를 써 달라는 제안을 해준 것이다. 처음에는 정말 놀랐다. 특별히 관심을 받으려 한 것도 아니었고 그저 내 생각을 글로 정리한 것뿐인데 그 글이 누군가에게 닿아 새로운 기회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


9월에 연락을 받고, 10월에는 원고를 준비해 제출했다. 그 과정을 거쳐 오늘 IBK 매거진 11월 호 <타인의 생각>이라는 코너에 내 글이 실리게 되었다. 평소처럼 써 내려간 글이 더 넓은 곳으로 퍼져나가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진다고 생각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설레는 마음도 든다. 내 글이 작은 시작이 되어 이렇게 예상치 못한 길을 열어준 이 경험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대학 졸업을 앞둔 어느 날, 교수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이 떠올랐다. “너희가 회사에 들어가면 남자들은 2년 동안 다시 이등병 생활을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그 시간 동안 행실을 조심하라.” 이 말이 당시에 조금 고지식하게 느껴졌지만, 신입사원 시절의 이미지가 앞으로의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였기에 마음에 남았다. 사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듯해도 모두가 신입사원의 행동을 보고 있다. 신입사원이 어떤 태도로 일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동료도, 선배도, 상사도 은근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다.


교수님의 말씀대로 나 역시 신입사원 시절엔 최대한 신중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했다. 다시 군에 들어간 것처럼 매사에 조심하고 철저하게 임했다. 그 당시엔 다소 부담스러웠던 이 조심스러운 태도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큰 힘이 되었음을 느낀다. 첫인상이 쌓여 내 이미지가 되었고 그 이미지가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으로 각인되었다. 덕분에 다양한 부서와 협업이 쉬워졌고 새로운 기회도 자연스럽게 열렸다.


긍정적인 이미지 덕분에 직장 생활 전반에 큰 도움이 되었다. 업무를 진행할 때 신뢰를 얻을 수 있었고 다른 팀과의 소통도 원활히 할 수 있었다. 이직을 했을 때도 새로운 환경에서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신입사원 시절 작은 행동들이 쌓여 나의 커리어와 직장 생활에 든든한 힘이 된 것이다.


문득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때로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여겨 소홀히 하게 되는 작은 일들, 꾸준히 이어가는 노력들. 하지만 그런 일들이야말로 우리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내가 쓴 글이 예상치 못한 기회를 가져다준 것처럼, 우리 각자의 삶 속에서 묵묵히 이어가는 노력들을 누군가는 분명히 지켜보고 있다. 그러니 지금 어떤 자리에서든 최선을 다하고 있는 사람들이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꾸준함이 언젠가 예상치 못한 선물처럼 좋은 기회로 돌아올 테니까.


앞으로도 하루하루 주어진 일상에 감사하며 살아가고 싶다. 아무도 나를 보지 않더라도 지금 이 순간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내 삶을 충실히 채우고 싶다. 하루에도 마음이 수백 번 흔들리고 때로는 지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 한 가지, 바로 내 삶에 감사하며 살아가겠다는 마음만큼은 꼭 지키고 싶다.


어쩌면 이 마음을 지키는 일이 사소한 일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작은 일들이 쌓여서 우리 삶을 조금씩 변화시켜 나간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언젠가는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리라 믿는다. 아무리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일을 하더라도 그 안에 담긴 마음은 분명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다.


그러니 지금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주어진 일상에 감사하며 살아간다면 그 작은 노력이 언젠가 우리 삶에 큰 희망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IBK 매거진에서 저의 글을 다뤄준 것에 깊이 감사드리며, 이렇게 작지만 큰 경험을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다.


이전 03화 할머니의 정성이 담긴 특별한 이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