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상사에게서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요지는 내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었다. 지난 1년 동안 나는 나름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왔다. 온갖 노력을 다하며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보냈다. 어려운 업계 상황 속에서도 내게 주어진 일을 책임감 있게 해내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미나에 참석해 발표를 하기도 하고 고객들과의 네트워크를 넓히기 위해 커뮤니티 활동도 꾸준히 했다. 직접 콜드 콜과 콜드 메일을 보내며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만나보겠다는 마음으로 매일을 바쁘게 채워갔다.
물론 결과는 완벽하지 않았다. 그러나 몇몇 중요한 고객들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그들과 나눈 제안서들은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 고생 끝에 제안서를 건넬 때마다 나는 작은 성취감을 느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다.
하지만 상사의 그 말이 내 마음을 한순간에 흔들어 놓았다.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건가?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 말이 자꾸만 떠올라서 괜스레 마음이 무거워졌고 점차 짜증과 불평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상사에 대한 험담이 마음속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처음엔 단순히 속상한 마음을 풀기 위한 짜증이었지만, 그 부정적인 마음은 내 안에서 커져갔다. ‘그 사람은 내 노력을 몰라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상황을 조금도 이해하려고 하지 않네.’라는 불만이 마음 한편에 자리 잡았다. 험담이 처음엔 가벼운 푸념처럼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이 작은 불씨가 점점 나를 삼키며 내 생각과 감정을 뒤덮어 갔다.
험담은 무서운 것이다.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내 안의 긍정적인 부분들까지 갉아먹는다. 마음속에 쌓여 있던 불만과 짜증이 커지면서 내가 그동안 노력해 온 부분들마저 무색해지는 것 같았다. 험담은 어느새 나 자신을 부정적으로 만들고 있었다. 불만과 짜증에 갇혀 상사를 떠올리기만 해도 좋지 않은 감정이 생겼다. 그로 인해 관계가 불편해지면서 내 일상이 흐트러지는 걸 느꼈다.
험담이 가져오는 감정은 일종의 독이다. 누군가에 대한 부정적인 말은 결국 나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처음엔 단순히 내 성과가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시작됐지만, 상사와의 관계도 어색해지고 그를 대하는 내 태도도 달라졌다. ‘가까이하고 싶지 않다.’, ‘멀리 해야겠다’라는 마음이 생긴 것이다.
그러다 문득 이런 내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내가 왜 이렇게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 있는 걸까? 왜 나는 상사와 상황을 탓하면서, 내 삶을 더 힘들게 만들고 있는 걸까?’ 험담은 내 인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데, 왜 나는 여기에 이토록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는 것일까?
책에서도, 또 사람들에게도 이야기해 온 말이다. 부정적인 생각에 휩싸이지 말고 오히려 긍정적인 방향을 찾아가야 한다고. 그렇게 늘 강조해 왔지만, 막상 나도 그런 상황에 닥치니 부정적인 감정에 휩쓸리고 말았다. 누구나 부정적인 생각이 피어나는 순간이 있다. 인생은 늘 뜻대로 되지 않고 모든 순간이 순탄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것이다.
어쩌면 사람마다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방법은 다 다를 것이다. 누구는 부정적인 상황에 맞서고 누구는 더 나은 방향으로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방법을 택하든 중요한 것은 험담을 피하고 그 안에서 긍정적인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험담은 내 마음속에 어두운 그림자를 남긴다. 잠깐은 시원할지 모르지만, 그 그림자는 오랫동안 내 안에 남아 긍정적인 부분들까지 물들인다.
험담을 피하는 습관이 결국 나를 지켜준다. 마음속에 밀려오는 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리는 것이 나 자신을 지키고 주변과의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길이다.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그 안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렇게 한 걸음씩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때 내 삶도 조금씩 더 나아질 것이다.
그러니 누군가를 험담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그 감정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잠시 생각해 보자. 부정적인 감정에 휩쓸릴지 아니면 마음을 다스리고 긍정적인 방향을 선택할지는 내게 달려 있다. 내 삶을 지키고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힘은 결국 내가 긍정적인 마음을 선택하는 작은 순간들에서 시작된다.
험담은 인생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으니 절대로 입에 담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