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은 해야 할 일을 마치고 나면 마음이 가볍다. 오늘처럼 글을 쓰거나, 밀린 업무를 처리할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몰입할 때면 왠지 모를 감사함과 집중력이 생긴다. 마치 흐트러진 퍼즐 조각들을 하나씩 맞춰가는 듯한 뿌듯함이랄까.
하지만 때로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힘든 순간이 온다. 얼마 전, 수주할 수 있을 줄 알았던 프로젝트에 이어 또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수주에 실패했을 때가 그랬다. 그 순간, 깊은 실망감과 좌절감이 몰려왔다. 해결책을 찾기 위해 며칠을 고민하고 노력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무력감과 자괴감에 빠져들었다. "이대로 포기해 버릴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다시 힘을 내는 법
그럴 때일수록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운동도 하고, 식단도 챙기고, 기도도 하며 평정을 찾으려 했지만, 쉽게 추슬러지지 않았다. 무력감은 오히려 깊어졌다. 그럴 때마다 '나만 이런 길을 걷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되뇌었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참고 견디며 일하는 친구들, 육아와 직장을 병행하며 힘겨워하는 사람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깨달음이 다시 일어설 힘을 주었다.
부정적인 감정을 에너지로
나를 짓누르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고민하기 시작했다. 화, 억울함, 답답함, 무시당하는 느낌, 자만심, 경멸... 이 모든 감정들을 극복해야 했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듯, 이 부정적인 에너지를 나의 성장을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싶었다. 만약 이런 감정들에 또 휘둘리게 된다면 나는 계속 이대로 주저앉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성장의 도구로 활용한다면 그것들은 내 삶에 활력과 긴장감을 주는 긍정적인 자극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힘은 내가 마음먹는다고 해서 쉽게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의 의지로 아무리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을 하려 노력해도, 무기력한 상태에서는 그러한 에너지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의욕도, 열정도, 욕심도 생기지 않는다. 그럴 때는, 그냥 그 상태를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자책하지 말자. 힘이 나지 않는 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의 마음 상태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중심을 잡고 그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이다.
삶의 균형과 뜻밖의 순간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를 흔들어댄다. 회사, 돈, 평가, 미래…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우리의 존재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무엇이 먼저이고, 무엇이 나중인지 분별하는 것, 그것이 진짜 필요하다.
며칠 전, 나도 무기력에 빠져 모든 게 버겁게만 느껴졌다. 그런데 오늘, 음악을 들으며 운전하던 중 "다시 일어나자"는 생각이 불쑥 떠올랐다. 모든 걸 통제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자 마음이 가벼워졌다. 우쭐댈 필요도, 낙심할 필요도 없다. 그냥 해야 할 일들을 하면 된다.
최근에 시작한 브런치에 달린 따뜻한 댓글들, 회사 블로그에 대한 고객들의 긍정적인 피드백, 나의 회사 블로그를 롤 모델로 삼아 블로그를 시작하고 싶다는 동료의 말... 이 모든 것이 나에게 새 힘을 주었다. 그동안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누군가가 나를 응원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은 격려와 인정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컸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었다.
다시 일어서기
삶의 균형을 되찾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실적 압박, 끊임없는 업무, 집안 문제,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끝없는 의심들. 여전히 깊은 수렁에 빠져 헤어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순간들이 있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도 남아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이 모든 어려움들이 나를 힘들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그 어려움들이 있었기에 내가 나아갈 수 있었고, 결국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때로는 삶이 버겁게 느껴질 때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돌아보자.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위로를 얻고, 다시 힘을 내자. 그리고 무엇보다 잊지 말자. 지금 이 순간, 내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삶은 계속해서 우리를 흔들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때로는 넘어질 수도 있고, 주저앉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은 언제나 우리 안에 있다.
하는 일이 바라는 대로 잘 되기만을 바라지만, 생각해 보면 지금 겪고 있는 문제들로 가득 찬 이 순간이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일 수도 있다. 흙탕물 속에서 뛰어노는 것처럼, 어려움 속에서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연습하자. 바라는 일이 모두 이루어진다고 해도 또 다른 어려움이 찾아올 것이니, 지금의 상황에 익숙해지자. 이 과정에서 내가 성장하고 있음을 기억하고, 힘든 순간도 재미있게 받아들이며 즐기자.
오늘도 희망을 품고 살아가자. 삶의 무게에 짓눌려 힘들 때도 있겠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조급해하지 마라.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일은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기억조차 못 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