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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리셋 Aug 25. 2024

내 갈 길 가련다

지난 7월부터 매일 글을 쓰고 있다. 나도 어디서 이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잘 모르겠다. 사실 글쓰기와는 거리가 먼 내가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쓴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새벽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내 머릿속에는 내일은 어떤 글을 쓸지에 대한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대화 속에서든, 심지어 신문이나 책, 유튜브에서 본 이야기들, 길가에서 듣는 한마디까지도 마음에 와닿으면 곧바로 메모장에 기록해 둔다. 그리고 그 기록을 바탕으로 나의 경험과 생각,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하나씩 글로 풀어낸다.


어떤 날은 너무 피곤해서 오탈자가 수두룩한 글을 발행하기도 한다. 발행 버튼을 누르며 잠이 들어버릴 때도 있다. 솔직히 내 글에는 실수도 많고, 문맥이 어색할 때도 적지 않다. 어떤 날은 내가 쓴 글이 형편없다고 느낄 때도 있다. 그런데도 매일 쓰고 있다. 어떻게 이런 삶을 살게 됐는지 나조차도 잘 모르겠다. 아마 지난 몇 년 동안 겪은 일들이 복합적으로 나에게 자극이 되어 큰 변화를 가져온 것 같다. 그때부터 나는 내 삶을 하나하나 고치려고 노력했다. 나쁜 습관과 부정적인 생각들을 버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30년 넘게 쌓아온 습관과 성격이 하루아침에 바뀌겠는가. 여전히 어렵고, 여전히 힘들다.


그럼에도 내가 바뀌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제는 더 이상 그렇게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고치고 바꿔서라도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다. 물론, 과거를 되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바른길을 선택하고 싶다는 그 소망이 매일 나를 일으켜 세운다. 매일 감사할 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가 여전히 고비의 연속이다.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과거의 습관과 본성이 다시 나를 흔들어놓는다. 그럴 때면 마음이 어지럽고 속이 뒤집힌다. 낙심할 때도 많고 좌절감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다시 일어나려 애쓴다. 왜냐하면,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 뿐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아내가 내게 말했다. "오빠, 너무 재미 없어졌어. 노잼이야." 그 말에 웃어 넘기 긴 했지만, 사실 그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나는 매일 글을 쓰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글을 읽는 것은 아니다. 반응이 궁금하지만, 누구도 반응을 보여주지 않으니 스스로 끊임없이 묻게 된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이 길이 맞는 길인가?’ 하루에도 수백 번 혼란스러운 생각이 든다. 그런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가족뿐이다. 하지만 가족조차도 내 글이 재미없다고 느낄 때가 있다. 매일 비슷한 주제의 글을 쓰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런데도 나에게는 물어볼 다른 사람이 없다. 결국 또다시 가족에게 물어보게 된다. 가족들도 지쳤을 거다. (하하)


때때로 답답함이 밀려올 때도 있다.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정말 맞는지 확신이 들지 않아 답을 듣고 싶은 마음이 커질 때, 차라리 돈을 주고라도 누군가에게 확실한 답을 듣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 누구도 내 길에 대한 확실한 답을 줄 수 없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결국, 내가 스스로 답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 길을 묵묵히 계속 걸어가기로 한다.


내 삶은 누군가에게는 지루하고 재미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일하고, 육아를 하고, 운동하고, 글을 쓰는 일상. 일 외에는 사람들을 잘 만나지도 않고, 특별한 만남도 만들지 않는다. 술도 마시지 않고, 몸에 좋지 않은 것들은 되도록 피하려고 한다. 이런 삶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재미없어 보일 수 있지만, 나는 이제야 이 일상 속에서 조금씩 재미를 찾고 있다. 솔직히 나는 내가 '노잼맨'이라는 걸 인정한다. 하지만 마음이 힘들 때면 스스로를 위로한다. 예전에는 지금과는 너무 다른 삶을 살았기 때문에, 지금의 변화된 삶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당연하다고.


누군가 내게 왜 이렇게 힘들고 재미없게, 찐따처럼 사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잘 살고 싶어서요." 여기서 말하는 '잘'이란 물질적인 성공이 아니라, 올바르고 본이 되는 삶을 의미한다. 이제는 내 삶의 기초를 튼튼한 반석 위에 세우고 싶다. 그래서 예전처럼 가볍게 던지던 농담이나, 습관적으로 했던 말과 생각조차도 해가 되는 것이라면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모든 변화는 작은 시작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그 작은 노력들이 쌓여 결국 온전한 삶을 이루게 될 것이다.


내가 먹고, 입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들이 결국 나를 만든다. 그래서 지금 나는 이런 삶을 살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 내 마음을 조금이나마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바르게 살고 싶다. 본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 지금은 그 과정 중에 있으니 당연히 쉽지 않다. 힘든 건 당연하다. 30년 넘게 쌓아온 것들을 허물고 다시 시작하고 있으니, 내가 재미가 없어진 것도 아마 그 때문이지 않을까? 하지만 나는 이 과정이 오히려 재미있고, 무엇보다 감사하다.


재미있어서 결혼했다던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지금의 나는 예전처럼 유쾌하고 가벼운 사람은 아니지만, 이런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그저 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이라도 나아지는 삶을 사는 것이다. 이 길이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나는 내 삶을 더 단단하고 본이 되는 삶으로 바꾸어가려 한다.


앞으로도 내 삶은 여전히 누군가에게 지루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 과정 속에서 작은 기쁨과 성취를 발견하고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길이 바른길이라면 나는 흔들리지 않고 그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다. 내 삶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믿으며, 이 길 위에서 꾸준히 나아가고 싶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감사하며, 묵묵히 내 길을 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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