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렇게 나에게 엄격했을까

by 레실

안녕하세요.


여러분은 자신감을 가지고 있나요?


이 질문을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잠깐 멈칫합니다.


“글쎄… 자신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저도 오랫동안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평범했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말도 잘하고, 해야 할 일도 나름대로 해왔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늘 비교하고 있었습니다.


시험 점수.

진학한 학교.

일.

언어 실력.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어느 순간부터 저는 스스로에게 순위를 매기고 있었습니다.


저 사람은 나보다 더 잘하고,

나는 아직 부족하고,

그래서 더 노력해야 한다고.


무언가가 잘 되면 잠깐 안심했습니다.

하지만 그 안심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곧 새로운 기준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아직 더 잘하는 사람이 있어.”

“여기서 만족하면 안 돼.”

“아직 부족해.”


저에게 세상은 어딘가

평가표 같은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정말 능력이 부족한 걸까.


아니면

그저 나 자신에게 너무 엄격했던 걸까.

제 인생의 작은 전환점은

아이러니하게도 대학 입시 실패였습니다.


그때 저는 꽤 큰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합격하면

나도 조금은 자신을 좋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불합격은

단순한 결과 이상이었습니다.


결과를 확인한 순간

가슴이 서늘하게 식어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머릿속에 떠오른 말은 하나였습니다.


“역시 나는 안 되는 사람이구나.”


지금 생각해 보면 이상합니다.


시험에 떨어졌을 뿐인데

저는 그것을 ‘내 가치’에 대한 판결처럼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SNS에 올라오는 합격 소식을 보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비교하고 싶지 않았지만

자꾸 비교하게 되었고


그럴수록

저는 스스로를 더 낮추고 있었습니다.

며칠 동안 그렇게 가라앉아 있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실패를

평생 “나는 안 되는 사람”이라는 증거로 들고 살 것인가.


아니면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을까.


그때 처음으로

이렇게 말해보기로 했습니다.


불합격 = 나는 가치 없는 사람


이 아니라


불합격 = 이번에는 잘 되지 않았다


라고.


세상이 갑자기 바뀐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 마음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때 처음 깨달았습니다.


저를 가장 많이 상처 입히고 있던 것은

실패 그 자체가 아니라


실패를 통해 스스로를 전부 부정하는 습관이었다는 것을요.

그 이후 저는

조금씩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실패했을 때

“나는 왜 이렇게 못할까” 대신


“이번에는 잘 안 됐다”


라고 말해보기.


누군가와 비교하며 우울해질 때

“나는 부족하다” 대신


“지금 내가 불안한 것뿐이다”


라고 말해보기.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했습니다.


마치 억지로 긍정적인 척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계속하다 보니

조금씩 마음의 흔들림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무언가를 더 추가할 필요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저는

몇 가지를 그만두기 시작했습니다.


실수를 할 때마다

나라는 사람 전체를 부정하는 것.


SNS 속 다른 사람의 속도와

내 인생을 비교하는 것.


완벽해질 때까지

나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것.


그것들을

하나씩 내려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주 작은 연습을 했습니다.


오늘도 잘 버텼다.

오늘도 도망치지 않았다.

오늘도 조금은 앞으로 갔다.


그 사실을

없던 일로 만들지 않기.


칭찬을 크게 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저


“그래, 이 정도면 괜찮다.”


라고 말해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조금씩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돌아보면

저에게 자기 긍정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제가 매일

스스로 그것을 깎아내리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무언가를 이루어도


“아직 부족해.”


누군가가 칭찬해도


“운이 좋았을 뿐이야.”


그렇게 계속 지워버렸습니다.


그렇다면

자신감이 쌓일 리가 없겠죠.

지금의 저는

완벽한 사람이 아닙니다.


여전히 불안할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달라졌습니다.


예전처럼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스스로를 무너뜨리지는 않습니다.


자기 긍정감은

어디선가 갑자기 생기는 감정이 아니라


“나는 내 편이 되겠다”


라고 결정하는 순간부터

천천히 자라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혹시 지금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다고 느끼고 있다면


그것은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저

너무 오래 스스로에게 엄격했을 뿐일지도 모릅니다.


조금만 덜 몰아붙여도 괜찮습니다.


조금만 덜 비교해도 괜찮습니다.


자신감은

갑자기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는 나를 적으로 만들지 않겠다”


라고 마음먹는 순간부터

분명히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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