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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를 경영하라_불확실성 하에서 기업 생존과 성장전략10

제10화. 적절한 리스크는 충분히 감수하라

Surviving and Thriving in Uncertainty : Managing Risk and Resilience


위선적이거나 양면성을 지녔다는 뜻으로 우리는 ‘야누스의 얼굴’이란 표현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두 얼굴의 야누스는 실제, 앞뒤를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문을 지키는 신으로 위선, 양면성의 의미와는 거리가 멉니다. 오히려 앞 얼굴은 미래를 내다보고 뒤 얼굴은 과거를 돌아본다는 의미에 더 가깝습니다. 기업의 비즈니스 관점에서 본다면, 앞을 본다는 것은 혁신과 함께 사업을 추진해 나아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한편 뒤를 본다는 것은 과거의 많은 실패와 경험으로부터 교훈을 얻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활동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X를 경영하라’의 핵심 원칙 중 하나인 ‘적절한 리스크는 충분히 감수하라 (Take enough of the right risks)’ 라는 내용으로 기업 리스크와 위기관리 방 안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전통적인 기업의 리스크관리 방식은 경영전략 자체의 리스크를 이해하고 관리하기보다 전략에 영향을 주는 위험을 회피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는데요. 물론 규제 미준수, 운영상의 실패, 부정확한 재무보고 등과 같은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인 기업 활동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위험이나 복잡한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장 높은 투자수익률을 확보하려면 새로운 미래가치를 반드시 창출해야 합니다. 위험 회피에 집중한 나머지 리스크를 합리적으로 감수하지 못하고 간과하여 미래의 중요한 성공기회를 놓쳐버린 경우로 이어진 기업의 실패사례들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경쟁구도를 변화시켜야 하며, 또한 소비자 선호도와 행동의 변화, 새로운 기술 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애자일(Agile)’, 즉 민첩 해져야 하고 ‘리질리언트(Resilient)’, 즉 회복 탄력적인 조직이 되도록 끊임없이 학습하고 노력해야 하는 기업의 당면 과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전 세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음료는 무엇일까요? 웰빙 트렌드가 과거에 비해 매우 커졌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전세계 음료업계의 부동의 1위 브랜드는 탄산음료인 ‘코카콜라’ 입니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코카콜라와 ‘콜라 전쟁’을 벌여온 펩시(Pepsi)조차도 단 한번도 코카콜라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서진 못했는데요. 코카콜라와 펩시, 이 두 회사의 경쟁은 그야말로 애증의 역사로, 주가는 물론 매출액, 배당수익률, 시장점유율, 브랜드가치, 경영전략까지 두 회사의 모든게 경쟁 대상이었습니다. 현재까지도 콜라의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코카콜라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지만 펩시는 사실 콜라를 제외한 전체 사업 매출에서는 코카콜라를 추월한지 오래된 종합식품회사로 성장하였습니다. 이는 두 회사의 서로 다른 전략이 만든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한때 펩시(PEPSICO)는 코카콜라와의 '100년 콜라전쟁'에서 참혹히 패배하고, 최대 위기에 직면 하였는데요. 당시 절치부심하는 자세로 'Re-inventing Pepsi(리-인벤팅 펩시)'라는 모토하에 사업 구조, 마케팅, 조직문화 등에서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변신에 착수했습니다. “일시적인 매출 확대나 단기성과에 매달리기보다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연마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펩시는 ‘非탄산음료 및 스낵에 집중’ ‘웰빙(well-being)으로의 제품 포지셔닝’, ‘젊은 층을 핵심고객으로 한 마케팅 전략’, ‘개방적이고 도전적인 조직문화 구축’하는 등 4가지 대변신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였습니다. 2000년대 이후 탄산음료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측하고 1996년부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사업구조를 선제적으로 전환한 펩시는 이후 ‘게토레이’가 펩시를 변화시키고 미래의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는 확신하에 내부 조직의 커다란 반대를 무릅쓰고 5년간의 치밀한 준비 끝에 퀘이커오츠를 인수하였는데요. 시리얼과 스포츠 이온음료인 ‘게토레이’ 생산업체인 퀘이커오츠는 이후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되었습니다. 


2006년에는 인도출신 인드라누이를 CEO로 발탁하는 혁신적인 의사결정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하였고 2008년에는 50년 동안 펩시를 상징했던 로고마저 과감하게 바꾸었습니다. 물론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하에서 펩시, 마운틴듀, 게토레이, 트로피카나를 포함한 펩시의 주력 브랜드를 해체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설립하기 위해 ‘창조적 파괴’ 프로그램을 시행하려다 실패를 경험하기도 하였으나 굵직굵직한 전략적 행보를 유지하며 현재까지도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음료 및 식품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펩시가 이처럼 도전정신으로 무장할 수 있었던 것은 코카콜라와의 오랜 경쟁이 결정적이었으며 탄산음료 시장 유지를 고집하지 않고 만년 2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보다 혁신적일 수 있었다 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오히려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코카콜라의 위기론이 대두되면서 2017년 코카콜라 CEO로 취임한 제임스 퀸시는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고 하는데요. “그동안 우리 회사의 가장 중요하고 큰 자산인 ‘코카콜라’라는 브랜드에 더 이상 집착해서는 안되며, 이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 변화해야 할 시기를 놓쳤고, 이를 지키기 위해 그동안 너무 많은 것을 지불해왔다.” 


펩시와 코카콜라의 사례를 보면서, 기업에 있어 가장 큰 리스크는 혁신하지 않는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할 때마다 ‘리스크 킬러’가 나타나서 그 싹을 잘라버리거나 리스크 회피 성향이 만연해 있고, 그 결과 신기술을 제때 도입하지 못하고 새로운 경쟁자가 급부상할 때 시장을 지키지 못하며 고객 니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는 여전히 많은 조직, 기업 내에 비일비재합니다. 물론 잘못된 리스크를 지나치게 수용하거나, 지나치게 빨리 사업을 확장하고 차입금에 과도하게 의존하며, 너무 많은 사업을 한꺼번에 추진하고 최소한의 안전마진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합니다. 특히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은 조건에서는 리스크를 회피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어책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리스크를 무조건 회피해서 혁신과 기회를 포착하는 기업의 능력이 저하된다면 결국에는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즉 어떤 리스크도 수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염두해 두어야 할 것입니다.


16세기 프랑스에서 군사원정을 지휘하는 자를 뜻하는 의미로 ‘앙트러프러너(Entrepreneur)’라는 단어가 사용되었습니다. 18세기 말에는 여기에 경제적 의미가 가미되어 리스크를 부담하는 자본가(Risk-taking Capitalist)라는 말로 인식되기 시작했는데요. 이후 기업가의 역할에 ‘혁신’이 강조되면서, 오늘날에 와서는 늘 위기의식을 갖고,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리스크를 무릅쓰고 도전하며, 창조적이고 경쟁우위를 가진 혁신을 통해 기회를 찾고 고객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져오는 자를 ‘기업가’로 정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업가 정신’은 바로 이러한 기업가의 실천을 뜻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비즈니스 전환기 속에서 불확실성을 해쳐 나가는 해법으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앞을 보며 혁신을 추구하고, 뒤를 보며 X이벤트와 같은 큰 리스크와 위기에 대비하는 야누스를 생각하며 불확실성과 위기상황을 즐길 수는 없더라도, 이를 생존을 넘어선 도약과 성장의 기회로 삼는 계기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야누스의 얼굴’이라는 용어는 종종 위선적이거나 양면성을 지녔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앞뒤를 동시에 바라볼 수 있어 문을 지키는 신으로, 위선과 양면성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보다 과거를 보는 뒤 얼굴은 리스크를 대비하는 것이고, 미래를 내다보는 앞 얼굴은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리스크 관리와 혁신의 추구는 기업이 동시에 바라보아야 할 핵심 요소이기도 한데요. 이번 시간에는 기업의 리스크와 위기관리 방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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